'의미있는 패배' 한화, 마지막까지 물고 늘어졌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6.03 21: 36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의미있는 패배란 바로 이런 것이었다.
한화는 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넥센과의 홈경기에서 1-4로 패하며 2연승이 끊겼다. 하지만 마지막도 포기하지 않는 야구로 넥센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최근 한화가 왜 저력이 있는 팀인지 증명된 한판이었다.
한화는 넥센 선발 브랜든 나이트의 구위에 눌려 이렇다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5회 2사 1·2루에서 강동우가 깨끗한 중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1점을 따라붙었을 뿐 8회까지 산발 5안타로 막혔다. 9회말에도 마무리 손승락에게 투아웃으로 몰렸다. 그대로 경기가 끝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때부터 한화의 야구가 시작됐다. 2사 후 김경언이 볼카운트 2-0으로 몰렸음에도 불구하고 6구 승부 끝에 2루수 쪽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타구도 조금 느렸지만 김경언이 1루까지 전력질주한 결과였다. 이어 이대수까지 우전 안타를 터뜨리며 득점권 찬스를 잡았다. 김경언과 이대수는 차례로 도루까지 성공하며 2사 2·3루로 손승락을 몰아붙였다. 비록 대타 이양기가 좌익수뜬공으로 아웃됐지만 타구는 힘이 있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양훈이 돋보였다. 6⅔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4회까지 4실점했지만 5회부터 마지막 8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초반 실점으로 집중력이 떨어질 만했지만 마지막까지 흔들리지 않으며 선발로서 역할을 완수했다. 양훈이 더 이상 무너지지 않고 힘있게 공을 던져준 덕분에 한화는 불펜 투수들을 아낄 수 있었다.
한화 타선은 마무리투수 손승락으로 하여금 27개의 공을 던지게 했다. 그것도 9회말 2사 이후에만 12개의 공을 던지게 했다. 이날 경기는 패했지만 앞으로 남은 주말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목. 대전구장을 찾은 4131명의 관중들도 마지막까지 경기장을 뜨지 않고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야구의 가치가 이기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의미있는 패배였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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