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아들' 이근호(26, 감바 오사카)를 둘러싼 날씨가 흐리다.
이근호는 3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세르비아와 평가전에서 왼쪽 미드필더로 출전, '포스트 박지성'에 도전했지만 후반 16분 이승현(26)과 교체될 때까지 인상적인 활약을 남기지는 못했다.
이날 이근호는 전매 특허인 빠른 스피드로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자신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공격수 시절과 달리 수비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왼쪽 풀백 김영권(21)과 엇박자를 보인 것. 다행히 득점은 허용하지 않았지만, 조광래호가 수비에서 위기를 허용한 장면은 이근호의 실책이었다.

이근호의 장기인 공격도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공격에서 두 차례 좋은 찬스를 얻었지만 긴장한 나머지 득점을 놓치는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전반 38분 김정우(29)가 이근호에게 연결한 침투 패스는 이날 최고의 장면이었지만, 골키퍼와 1대1 찬스에서 막히고 말았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은 "이근호의 움직임이 영리하지 못했다. 왼쪽 미드필더는 위치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고, 그런 상황에서 수비가 위기에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교육국장 또한 "이근호와 김영권은 더 호흡을 맞춰야 할 것 같다. 김정우가 이근호에게 연결한 패스는 오늘 경기 최고의 백미였는데, 득점을 놓친 것이 아쉽다"고 전했다.
관련해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아무래도 이근호가 긴장하고 있는 것 같다. 온두라스전에서도 긴장한 나머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는데, 자신의 입지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야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서 "이근호가 굳이 박지성과 같은 플레이를 할 필요는 없다.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플레이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stylelomo@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