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되지 않은 '에이스' 김선우의 희생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6.03 22: 02

팔꿈치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 선발 등판 이전에도 많은 불펜 투구를 되도록 삼가하던 투수. 그러나 그는 전날(2일) 계투 소진으로 인해 기꺼이 이틀 연속 불펜 투구에 나섰고 최선의 계투를 보여줬다. '써니' 김선우(34. 두산 베어스)의 희생이 값졌던 이유다.
 
김선우는 3일 잠실 삼성전서 3-0으로 앞선 7회초 무사 만루에 마운드에 올라 승계 주자 2득점을 막지는 못했으나 3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4-3 승리를 지켜냈다. 2008년 미국 생활을 마치고 국내로 돌아온 이래 생애 처음으로 올린 세이브 기록이다.

 
사실 김선우는 5일 선발로 예정된 투수였다. 당초 1일 문학 SK전 선발 등판이 로테이션 상 계획이던 김선우였으나 그는 무릎 통증으로 인해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걸렀다. 날짜를 거르는 대신 그는 계투 투입도 준비했다.
 
5-6으로 끝내기 패한 지난 2일 문학 SK전서도 김선우는 경기 상황을 고려해 불펜에서 대기하기도 했다. 그리고 김선우는 3일에도 불펜에 나섰다. 이는 지난해 5월 16일 문학 SK전의 악몽을 떠올리게도 했다.
 
당시 두산은 4-2로 앞선 7회말 2사 1,2루서 선발 김선우를 내리고 켈빈 히메네스를 마운드에 올렸으나 김재현의 역전 결승 우월 스리런으로 4-6으로 패하고 말았다. 그 날 패배로 두산은 선두 SK에 2경기 반 차로 다가설 수 있던 기회서 4경기 반 차로 격차를 넓혔고 결국 2위 자리도 지키지 못한 채 3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여기서 동점 및 역전을 내줬다면 김경문 감독도 1년 전 자신의 실패를 반면교사삼지 못한 채 패배를 자초했다는 악평을 들을 수 있던 상황. 그러나 김선우는 자신이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던 가장 좋은 투구로 팀 승리를 지켰다.
 
김선우는 조영훈에게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내줬고 신명철의 유격수 병살타에 2-3이 되었으나 진갑용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3-2 리드를 지켰다. 박빙 리드가 되기는 했으나 무사 만루로 분위기까지 뒤집힐 수 있던 상황에서 최선의 방어였다.
 
"요즘은 등판마다 회복이 늦어 걱정이다"라며 웃은 김선우. 그는 요즘 들어 "젊은 에이스가 두각을 나타내며 오랫동안 상위권을 유지하는 팀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자주하고 있다. 그러나 김선우의 첫 세이브는 그가 아직도 팀에 반드시 필요한 선수임을 일깨워주었다.
 
farinelli@osen.co.kr 
 
<사진> 잠실=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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