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승' 양현종, "자원한 만큼 꼭 이기고 싶었다"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06.03 22: 23

"잠실 경기 후 잠도 오지 않았고 화가 많이 났다".
KIA 좌완 선발 양현종(23)이 스스로 등판한 경기에서 결국 승리투수가 됐다.
양현종은 3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당초 윤석민이 선발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조범현 감독을 찾아가 던지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내보인 끝에 기회를 얻어냈다.

양현종은 지난달 31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했다. 그러나 2⅔이닝만에 4실점한 후 강판됐다. 총 39개의 볼을 던졌지만 마음에 든 볼은 거의 없을 정도. 결국 양현종은 조범현 감독을 찾아가 자신의 뜻을 전달했다.
조범현 감독은 경기 전 "처음에는 말렸다. 트레이너까지 불러 문제가 없냐고 물었을 정도였다. 그런데 본인이 워낙 완강하게 말해 들어줬다"고 웃었다.
"자주 있으면 내가 못하게 하지만 피곤한 상태도 아니었고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는 조 감독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 양현종의 투지를 높게 평가한 것이었다. 조 감독은 "선수로서 바람직한 생각을 가졌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조 감독의 기대대로 5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7탈삼진으로 무실점, 시즌 6승(4패)에 성공했다. 이렇다할 큰 위기는 없었다. 1회와 3회 주자를 득점권까지 진루시켰으나 직구와 슬라이더로 확실하게 SK 타선을 막아냈다. 직구는 136~146km까지 던져 완급조절에 나섰고 최고 135km짜리 슬라이더로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사실 양현종은 작년 4월 6일 이후 문학구장에서 2연승 중이었다. 그만큼 자신감이 있었다. 팀이 4-1로 이기면서 쾌조의 3연승을 달렸다.
양현종은 경기 후 "스스로 자원한 것은 임시선발이 필요한 날이었고 잠실 경기 이후 잠도 안오고 화가 많이 났다"면서 "빨리 스트레스를 풀고 만회하고 싶은 마음에 자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발을 자원한 만큼 오늘은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면서 "점수를 주지 않으면서 자신감을 가졌고 직구와 슬라이더를 적절히 잘 혼합해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조 감독은 경기 후 "양현종이 본인의 굳은 의지를 가지고 이길 수 있도록 멋진 피칭을 했다"면서 "무리시키지 않기 위해서 5이닝까지 던지게 한 뒤 마운드에서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승리에 큰 힘이 된 것은 (이)범호와 (김)상현이의 홈런이었다"고 평했다.
이날 패배로 30승 고지를 연기한 김성근 감독은 "송은범이 잘던진 것이 오늘의 수확"이라고 간단하게 말했다.
letmeout@osen.co.kr
<사진>인천=이대선 기자 /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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