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감독, 나이트-알드리지 활약에 반색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6.04 11: 44

"외국인선수는 있는 그대로 써야지".
지난 3일 대전구장. 한화와 원정경기를 앞둔 넥센 김시진 감독은 외국인선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김 감독은 "외국인선수는 있는 그대로 써야 한다. 가르치는 건 우리 실정에 맞지 않다. 일본처럼 외국인선수 보유 한도가 없으면 키워서 쓰겠지만 당장 2명밖에 쓸 수 없지 않나"며 "가끔 밸런스가 무너질 때 원포인트 조언을 해도 투구폼이나 타격폼을 갖고 뜯어고치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외국인선수는 한마디로 로또"라고 이야기했다.
넥센은 올해 투수 브랜든 나이트(36)와 외야수 코리 알드리지(32)가 외국인선수로 있다. 나이트는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으며 꼬여가고 있었고, 알드리지는 극악의 선구안과 정확성으로 고심을 안겨주고 있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이들에 대한 믿음을 거두지 않았다. 나이트는 에이스, 알드리지는 중심타자로서 넥센에서 차지하는 역할의 비중이 컸다. 그리고 3일 한화전에서 이들의 활약으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선발등판한 나이트는 7⅔이닝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하며 시즌 2승(6패)째를 따냈다. 두 달 만에 승리투수가 되며 개인 5연패 사슬을 끊었다. 최고 150km 강속구와 몸쪽으로 바짝 붙이는 투심 패스트볼이 위력을 떨쳤다. 김시진 감독은 "LG전에서부터 몸쪽 싱커성 공이 좋았다. 패수가 많지만 타자들이 도와주지 못한 것도 있었다. 나이트는 큰 문제가 없다"며 그에 대해 큰 신뢰감을 나타냈다.
알드리지의 활약도 고무적이었다. 4회 시즌 6호 투런 홈런을 터뜨렸는데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볼카운트 0-3에서 4구째 양훈의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 들어온 142km 직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거버렸다. 김 감독은 "용병다운 스윙을 한 것 자체가 앞으로를 더 기대하게 만든다"고 반색했다. 자신있게 스윙했고 그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었다.
경기 후 나이트는 "시즌 초반 투구폼이 무너진 게 있었는데 코칭스태프랑 잘 조율해서 고친 것이 주효했다"며 공을 돌렸다. 외국인선수들에 대한 믿음과 적절한 조언이 효과를 본 것이다. 국내 선수층이 두텁지 않은 넥센은 외국인선수의 역할과 비중이 크다. 시즌 초반 부진이 오래갔었지만 그 와중에도 김시진 감독은 굳은 심지로 이들의 능력을 이끌어냈다. 고비를 잘 극복하고 있는 것이다. 넥센의 향후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waw@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