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화 감독, '무사사구' 양훈을 혼낸 이유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6.04 16: 58

4일 대전구장. 넥센과의 홈경기를 앞둔 한화 한대화 감독이 1루 덕아웃에서 투수 양훈(25)을 불러세워 한마디했다. 덕아웃을 들락날락하는 선수들에게 툭툭 던지는 한마디로 선수들을 격려하고 자극하는 한 감독이지만 이날은 유독 길게 이야기했다. 양훈도 진지한 표정으로 한 감독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한 감독이 양훈을 따로 불러 이야기한 것은 전날 피칭 때문이었다. 지난 3일 대전 넥센전에서 선발로 나온 양훈은 6⅔이닝 6피안타 6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했다. 특히 볼넷과 몸에 맞는 볼을 하나도 주지 않은 무사사구가 돋보였다. 경기 초반에는 흔들렸지만 5회부터 7회 2사까지 8타자를 퍼펙트로 처리하며 선발로서 기본 역할은 했다.
그러나 한 감독은 불만스런 표정이었다. "너무 잘 던지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힘이 들어가서 제구가 안 되더라. 매번 볼 2개로 시작하니 카운트 싸움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1할대 타자라도 카운트에서 밀리면 힘들다. 초구부터 과감하게 가야하는데 그러지 못한다"는 것이 한 감독의 지적. 4회 코리 알드리지에게 볼카운트 0-3에서 투런 홈런을 맞은 것도 볼카운트에서 밀린 탓이었다. 26타자를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10차례밖에 잡지 못했다.

이어 한 감독은 "볼넷이 없었다고 하지만 초반에 볼카운트를 불리하게 가져갔다. 그렇게 되면 유인구를 던질 기회가 없어진다. 스트라이크 던지기에 바빠지는 것이다. 알드리지에게 홈런을 맞은 것도 스트라이크를 넣으려다 그렇게 된 것"이라며 "실점을 많이 주고난 뒤부터 투구내용이 달라졌다. 볼넷이 없지만 투구내용은 안 좋았다"고 지적했다. 야구가 단순히 보여지는 기록이 전부가 아니라 내용과 과정이 중요하다는 뜻이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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