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데뷔' 넥센 잠수함 김대우, 대체 누구인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6.05 10: 28

"대체 저 선수는 누구야?"
지난 4일 대전구장. 경기 전 넥센의 한 투수가 몸을 풀러나왔다. 그를 지켜보던 양상문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처음 보는 선수인데 대체 누군가"라고 취재진에게 물었다. 취재진도 낯선 얼굴이라 그를 알 수 없었다. 65번이라는 등번호를 보고 찾아본 결과 올해 입단한 신인 언더스로 투수 김대우(23)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런데 그 김대우가 일을 냈다. 데뷔 첫 등판에서 1이닝 3탈삼진이라는 강렬함을 남긴 것이다.
이날 경기는 한화의 3-1 승리로 끝났지만 가장 큰 화제는 김대우였다. 1-3으로 뒤진 8회말 김대우는 마정길을 대신해 4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 2일 처음 1군 엔트리 등록된 김대우의 데뷔 첫 1군 등판이었다. 설레고 가슴 뛰는 1군 데뷔전. 그의 첫 상대는 한화 4번타자 최진행이었다. 하지만 초구에 바깥쪽 낮은 직구를 꽂더니 그곳으로 2~3구도 똑같이 던져 스탠딩 삼진으로 처리했다. 3구 삼진.

이어 5번타자 정원석에게도 초구에 같은 코스로 스트라이크를 꽂아넣은 뒤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는 몸쪽 낮은 곳으로 쑤셔넣었다. 당황한 정원석은 힘없이 헛스윙했다. 이어 6번타자 김경언을 상대로 몸쪽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결정구로 다시 몸쪽으로 승부하며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1이닝 3타자 3탈삼진. 총 투구수는 11개였으며 그 중 9개가 스트라이크였다. 초구는 무조건 스트라이크로 잡았다. 한화 덕아웃에서는 "대체 김대우가 누구냐? 포스가 대단하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고-홍익대를 졸업하고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9라운드 전체 67번으로 후순위에 지명된 김대우는 계약금도 2000만원에 불과했다. 큰 주목과 기대를 받지 못한 선수였다. 하지만 넥센은 타점이 매우 낮은 언더스로 투수로 볼끝에 힘이 있는 김대우를 주목했다. 올해 2군에서 16경기에 등판해 3승1패5홀드 평균자책점 2.20을 기록했다. 28⅔이닝 동안 탈삼진 34개를 잡을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그리고 이날 1군에서 일을 냈다. 그의 스카우팅 리포트를 보면 '정통 언더핸드 투수로 볼끝이 좋다. 투구폼이 크로스스탠스라 공이 더욱 위력적'이라는 평가가 있다. 이날 김대우의 직구 최고구속은 138km였지만 볼끝이 살아있었다. 여기에 포수 허도환이 요구한 코스로 공이 들어왔다. 제구가 향상된 것이다. 양상문 해설위원은 "공에 힘이 있다. 타점은 와타나베 수준으로 낮다. 가능성이 있다"고 호평했다.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뛰고 있는 '잠수함' 와타나베 슌스케는 손이 종종 땅을 긁을 정도로 타점이 낮다. 김대우도 공을 놓는 순간 타점이 손에 꼽을 정도로 낮다. 넥센 스카우트팀에서 김대우를 지명한 것도 바로 이 같은 희소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김대우는 강렬한 1군 데뷔전을 통해 자신감의 존재감을 만천하에 알렸다. '화수분 야구' 넥센에서 또 하나의 히트 상품이 탄생한 것이다.
waw@osen.co.kr
 
<사진> 넥센 히어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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