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폴라 진짜 착했는데…" 류현진의 아쉬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6.05 10: 38

"진짜 착했는데…".
한화는 지난 3일 '멕시칸 거포' 카림 가르시아 영입을 확정지었다. 자연스럽게 2년차 외국인투수 훌리오 데폴라(29)의 퇴출도 공식화됐다. 데폴라는 이미 지난달 31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퇴출 수순을 밟고 있었다. 데폴라의 퇴출은 '괴물 에이스' 류현진(24)에게도 아쉬운 일이었다.
데폴라는 지난해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남다른 친화력으로 국내 선수들과도 허물없이 지냈다. 류현진도 데폴라와 수시로 장난을 치며 친분을 과시했다. 류현진은 "데폴라는 진짜 착했다. 선수들과 친하게 지냈다. 이렇게 떠나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비정의 프로의 세계는 어쩔 수 없이 성적이 우선이다. 류현진은 "아직 데폴라와 작별 인사를 하지 못했다"며 석별의 정을 나누고 싶은 마음을 내비쳤다.

류현진은 "데폴라가 공은 참 좋은데…"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류현진뿐만 아니라 모든 한화 선수단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부분이다. 최고 152km까지 나오는 데폴라의 강속구는 빠르고 힘이 있다. 볼끝이 살아움직인다. 그러나 한대화 감독의 말대로 물건은 좋은데 장사를 잘하지 못했다. 아무리 좋은 공이라도 한가운데로 들어오면 어쩔 수 없이 맞는다. 매번 볼카운트 싸움에서 밀리다 보니 누구나 스트라이크를 던진다고 생각할 때만 강속구를 던졌다. 아무리 좋은 공이라도 맞아나갈 수밖에 없었다.
정민철 투수코치도 "데폴라의 공은 정말 좋다. 그러나 제구가 되지 않으면 좋은 공도 어쩔 수 없다. 일관성있게 공을 던질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들이 부족했다"고 아쉬워했다. 데폴라의 마지막 등판은 지난달 27일 잠실 두산전. 이때 데폴라는 1루로 어이없는 악송구를 던지며 자멸했다. 경기 후 정민철 코치는 데폴라를 크게 혼냈다. 정 코치는 "투구가 아니라 멘탈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렇게 혼냈을까 싶기도 하다"고 되돌아봤다.
정 코치는 "데폴라는 정말 착한 친구였다. 외국인선수 중 가장 착했다. 하지만 이 바닥은 착한 것이 우선이 되는 곳이 아니다"며 안타까워 했다. 하지만 워낙 좋은 공을 갖고 있는 선수인 만큼 언제 어디서든 마운드에 오를 것이라는 희망이다. 데폴라도 "팀과 팬들에게 미안하다. 내가 던질 수 있는 곳은 많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희망을 잃지 않았다. 한국에서 실패한 후 메이저리그에 오른 선수들도 더러 있었다. 언젠가 데폴라가 메이저리그 마운드에서 류현진을 마주할 날이 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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