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저격수답다.
한화 '스나이퍼' 장성호(34)가 날카로운 저격 능력을 다시 한 번 뽐냈다. 장성호는 5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넥센과의 홈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 3타수 1안타 2타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그 1안타가 바로 1회 기선제압을 이끈 선제 투런 홈런이었다. 한화는 장성호의 투런포로 얻은 리드 점수를 끝까지 지켰다. 장성호의 홈런은 곧 결승포로 이어졌다.
1회 1사 후 한상훈이 넥센 선발 문성현을 상대로 우전 안타로 출루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장성호는 특유의 '이글아이'로 2개의 바깥쪽과 몸쪽 볼을 골라냈다. 이어 3구째 문성현의 143km 직구가 몸쪽 높게 들어오자 장성호의 눈과 방망이가 동시 반응했다. 장성호의 방망이에 걸린 타구는 날카롭게 뻗어나가 오른쪽 폴대 안으로 넘어갔다. 타구를 바라보던 장성호는 홈을 밟은 후 하늘을 가리키는 세레머니까지 했다.

지난달 11일 잠실 LG전 이후 25일·22경기 만에 터진 대포였다. 중요한 건 장성호의 대포가 결승포로 연결되는 영양가 만점이라는 점이다. 지난달 1일 대구 삼성전에서 배영수를 상대로 1회 선제 결승 투런 홈런을 터뜨렸고, 11일 잠실 LG전에서는 0-1로 뒤지던 9회 1사 2루에서 역전 결승 투런 홈런을 작렬시켰다. 결승포는 아니었지만 3일 대전 SK전에서는 김광현을 상대로 추격의 솔로 홈런을 터뜨린 바 있다.
이날 결정적인 홈런 한 방을 터뜨린 장성호지만 그는 홈런으로 설명되는 타자가 아니다. 이날 포함 올해 37경기에서 장성호는 122타수 37안타 타율 3할3리를 기록하고 있다. 중요한 건 안타와 맞먹는 사사구(31개) 숫자. 덕분에 출루율은 무려 4할4푼4리에 달한다. 여기에 득점권에서 33타수 11안타로 타율이 3할3푼3리나 된다. 개막 3주 뒤 1군에 합류했지만 결승타가 벌써 4개로 강동우·최진행과 팀 내 최다다.
한화는 장성호가 가세하기 전까지 17경기에서 5승11패1무로 팀 승률이 3할1푼3리밖에 되지 않았다. 장성호가 가세한 후 37경기에서 18승19패로 5할에 근접한 승률을 내고 있다. 한화의 유일한 3할 타자로 자존심까지 지키고 있다. 물론 아직 규정타석을 채우지 않았지만 제도권 진입까지는 단 14타석밖에 남지 않았다. '스나이퍼' 장성호라는 이름이 점점 한화의 승리를 부르는 자존심이 되어가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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