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를 가리켜 만든 '엘롯기 동맹'이라는 말은 야구팬들이라면 익히 잘 알고 있다. 동맹의 시작은 성적이 바닥을 치던 암울했던 시절, 서로간에 응원도 해주고 하나가 되자는 마음으로 생겼지만 올 시즌 '엘롯기' 모두가 4강을 목표로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어 '동맹'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
재미있는 사실은 올 시즌 7일 현재 '엘롯기동맹' 사이에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 관계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30승23패로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는 LG와 KIA의 맞대결에서 LG가 3승6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지만 롯데만 만나면 힘을 내면서 8승3패로 압도하고 있다. 그러나 KIA는 롯데에게 4승5패로 약한 모습을 보인다. 지난해 '엘롯기' 중에서 4위를 차지한 롯데가 현재 23승3무25패로 5위를 달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 먹이사슬 구조에 대해서 박종훈(52) LG 감독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박 감독은 "기본적으로 상대와 전력을 비교할 때 투수력, 공격력, 수비력, 주루 플레이 등 크게 4가지가 맞물려 돌아가지만 가장 큰 차이는 투수력이라고 생각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KIA는 국내 최고 우완 윤석민을 비롯해 아퀼리노 로페즈-양현종-트레비스 블랙클리-서재응으로 이어지는 리그 최강의 선발진을 보유하고 있다. LG도 다승 1위 박현준을 필두로 레다메스 리즈-벤자민 주키치-김광삼-심수창이 견고한 투구를 펼치고 있다. 롯데도 송승준부터 장원준-고원준-라이언 사도스키가 기본 틀을 갖추고 있다.

즉 선발 투수 대결에서 가장 강한 KIA는 특히 LG전에서 윤석민, 로페즈, 양현종, 트레비스, 서재응 등 5선발 모두가 1승씩을 챙겼다. '원투펀치' 윤석민과 로페즈는 LG전 무실점을 기록했고, 서재응, 양현종, 트레비스도 3실점 이내로 막았다. 반면 LG 선발진은 KIA를 만나면 무너졌다. 9경기에서 실점이 무려 49점이나 된다. 반면 득점은 24점에 그치며 KIA의 절반도 못 미쳤다.
박 감독도 "우리도 나름대로 대비를 하고 있지만 KIA 선발진의 공을 공략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LG가 롯데를 상대로 8승3패를 거두고 있다. 투수력보다 타선에 강세를 보이고 있는 LG와 롯데는 맞대결을 펼칠 때마다 난타전 양상이었다. 이들은 올 시즌 11차례 격돌해 LG가 71점, 롯데가 59점, 총 130점이 나왔다. 경기당 평균 11.82점이 나왔다. LG와 KIA전 평균 8.11점에 비해 3.71점이나 더 나왔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우리가 롯제전에서 선발 투수들이 잘 던져준 것이 가장 큰 비결이며, 불펜 투수들도 롯데 강타선을 잘 막았다"고 말한 뒤 "롯데보다 KIA 투수력이 좋기 때문에 나온 결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맞대결 결과에 대해 박종훈 감독은 또 "투수력 뿐 아니라 숫자상으로 표현할 수 없는 싸움들이 있다"며 어렵게 설명했다.
박 감독이 말한 '숫자상으로 표현할 수 없는 싸움'이란 가령 상대 선발투수가 3연전에 '1,2,3 선발'이 연속해서 나오는데 LG는 3,4,5선발로 맞대결을 펼칠 경우 고전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불어 133경기를 치르는 동안 수차례 상승-하강 곡선을 반복하는데 LG가 하강곡선일 때 KIA를 만나 더욱 더 힘든 경기를 펼쳤다는 것이다.
다수의 야구팬들이 생각하는 최고의 시나리오는 '엘롯기'가 모두 4강에 오르는 것이다. 그러나 4자리 중에서 세 자리를 차지한 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엘롯기' 세 팀들간의 맞대결에서 나온 결과가 4강을 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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