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올해도 마운드가 강하다. SK(3.07)에 이어 팀 평균자책점 2위(3.15)에 올라있다. 류중일 감독은 "투수들이 야구를 다 하고 있다"고 할 정도로 투수력에 대한 믿음이 대단하다. 지난해에도 삼성은 팀 평균자책점 2위(3.94)였다. 그런데 그 속을 들여다 보면 조금 다르다. 선동렬 감독이 불펜에 중심을 뒀다면 류중일 감독은 선발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불펜 야구에서 선발 야구로 전환한 것이다. 그러나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 탄탄해진 선발
삼성은 지난해 선발진 평균자책점이 4.41로 전체 3위였다. 올해도 3.70으로 3위. 그러나 지난해와 달라진 것이 있다. 지난해 삼성 선발승은 41승으로 전체 5위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1승으로 두 번째로 많다. 투구이닝도 많아졌다. 지난해 삼성 선발진은 평균 5.00이닝으로 전체 6위에 그쳤지만 올해는 5.65이닝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5회 이전 강판이 지난해에는 49차례로 4번째로 많았으나 올해는 7차례로 리그에서 가장 적다. 퀄리티 스타트는 7위(35회)에서 3위(23회)로 늘어났다. 차우찬-카도쿠라-배영수-윤성환-장원삼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안정감있다. 여기에 안지만과 정인욱이 번갈아가며 6선발로도 기용됐다. 선발 중심 야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 명불허전 불펜
그렇다고 삼성 불펜이 약화된 것도 아니다. 지난해 삼성 불펜은 승리(38승)·홀드(44개)·평균자책점(3.35)·승계주자실점율(29.8%) 모두 1위였다. 오승환이 부상으로 개점휴업 상태였지만 안지만-정현욱-권혁이 강력한 위용을 떨쳤다. 오승환이 전성기 못지않은 완벽한 상태로 돌아온 올해도 위력적이다. 홀드(33개)·평균자책점(2.19)·승계주자실점율(24.2%) 모두 전체 1위에 랭크돼 있다. 구원승(6승)이 리그에서 가장 적지만 삼성 불펜은 여전히 철옹성이다. 5회까지 리드시 승률은 9할대(58승2패·0.967)에서 8할대(20승5패·0.800)로 떨어졌지만 선발들로 더 끌고 가다 역전당한 게 종종 있었다. 올해 삼성은 블론세이브가 5차례로 가장 적다. 지난해에는 블론세이브가 18개였지만 올해는 지금 페이스대로 간다면 13개밖에 되지 않는다. 불펜은 명불허전이다.
▲ 여전한 불펜의존도
지난해 삼성은 3실점 이하 선발투수가 6회까지 채우지 못하고 강판되는 '퀵후크'가 58차례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그 58경기에서 38승18패2무, 승률 6할9푼7리를 기록했다. 선동렬 전 감독은 한 박자 빠른 투수교체를 선호했고 재미를 봤다. 그러나 올해는 퀵후크가 15차례로 공동 3위에 불과하다. 그 15경기에서 7할3푼3리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상대적으로 불펜에 대한 의존도를 더 낮출 수 있는 상황. 그러나 불펜 의존도가 얕아진 느낌이 조금 덜하다. 지난해 불펜에서 40경기 이상 등판한 투수는 안지만(67)·정현욱(61)·권혁(60)·백정현(43)·권오준(42) 등 5명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산술적으로 임현준(69)·정현욱(67)·권오준(67)·오승환(54)·권혁(49)·이우선(43) 등 6명이나 된다. 앞으로 점점 의존도가 높아질 안지만도 있다. 선발 의존도가 높아졌는데 불펜 의존도도 높다는 게 아이러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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