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룡(26, 수원)은 역시 수호신이었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7일 저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와 평가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가나와 상대 전적에서 2승2패로 동률을 기록하게 됐다.

가나전에서 승리를 이끈 주역은 역시 지동원과 구자철. 최근 선덜랜드 이적설이 나돌면서 관심을 모았던 지동원은 전반 10분 기성용이 올린 코너킥을 훌쩍 뛰어오르며 헤딩 선제골을 터트렸고, 구자철은 종료 직전 극적인 결승골로 승리를 결정지었다.
그러나 지동원과 구자철만큼 정성룡의 활약상도 놀라움 그 자체였다. 정성룡은 아프리카 특유의 탄력이 넘치는 플레이로 경기의 주도권을 잡은 가나의 공세를 철저한 선방으로 봉쇄했다.
정성룡의 활약이 빛난 것은 전반 16분 페널티킥 선방. 아사모아 기안이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날린 슈팅을 몸을 던져 잡아냈다. 경기의 주도권을 한 번에 내줄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박수갈채가 절로 나왔다. 한국은 지난 2006년 6월 4일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이스트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평가전에서도 전반 36분 기안에게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줘 1-3으로 참패했기에 더욱 돋보였다.
페널티킥 선방이 전부는 아니었다. 전반 19분 역시 한국 킬러로 손꼽히는 설리 문타리의 호쾌한 슈팅을 막아내더니 전반 32분에는 기안의 헤딩슛을 걷어냈다. 후반 7분에는 다시 기안의 감각적인 터닝슛을 몸을 던져 잡아냈다.
유일한 아쉬움은 정성룡의 선방에도 불구하고 중앙 수비가 흔들리던 전열을 재정비하지 못했다는 것. 후반 17분 역습 상황에서 기안에게 기어이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기안과 함께 한국 킬러로 불리던 설리 문타리의 연계 플레이였다. 그러나 정성룡의 선방은 끝내 승리의 밑바탕이 됐다. 종료 직전 구자철이 결승골을 터트린 것. 자연스럽게 축구 전문가들의 칭찬이 쏟아졌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은 "윤성효 수원 감독이 이런 선방을 봤다면 소속팀에서도 잘하지라고 속상할 정도로 대선방이다"라고 칭찬했고 김희태 감독은 "정성룡이 오늘의 MVP"라며 평가했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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