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형-정성훈 너마저' LG, 부상에 운다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6.08 10: 33

9년만에 가을야구에 도전하는 LG 트윈스가 부상이라는 커다란 암초를 만나며 위기에 처했다.
LG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4-0으로 완승을 거두며 31승23패로 KIA와 함께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1위 SK(30승20패)와는 불과 한 경기 차에 불과하다.
그러나 경기 후 박종훈(52, LG 트윈스) 감독의 얼굴에는 미소가 사라졌다. 경기 전 '톱타자' 이대형이 오른쪽 복사뼈에 실금이 가는 부상을 당하며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부상 악몽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경기 중에는 선제 결승타를 친 주전 3루수 정성훈이 허리 통증으로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고 치료실로 이동했다. 박 감독이 승리를 거두고도 웃을 수 없는 이유였다.

▲도대체 누가, 어떻게 다쳤지?
LG는 올 시즌 개막 26인 엔트리 등록 후 7일까지 총 28차례 엔트리 변동이 있었다. 이중에는 팀 내 주축 투수인 봉중근(31)이 왼쪽 팔꿈치 인대 손상 때문에 5월 말 미국으로 건너가 조브 클리닉에서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인대 접합도 조만간 받을 예정이다. 올 시즌 복귀는 물 건너 간 상황이다. 지난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봉중근을 잃은 슬픔은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다.
봉중근의 부상에 앞서 지난 4월 말 주전 유격수인 오지환(21)도 왼 손목 부위에서 뼛조각이 발견되면서 1군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 때문에 2루수인 박경수가 유격수로 이동하거나 백업 유격수 윤진호가 대신하고 있다. 복귀 시점도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다.
'국민우익수' 이진영(31)도 지난 5월 13일 목동 넥센전에서 강병식의 홈런성 타구를 잡다 왼 어깨를 심하게 다쳐 현재 재활군에 머물고 있다. 타격 훈련을 소화하며 컨디션을 회복하는 듯 싶었으나 부상 부위에 통증이 재발하면서 배트를 내려 놓았다.
'톱타자' 이대형(28)의 부상은 LG에게 더 큰 아픔이다. 도루왕 이대형은 상대를 위협할 수 있는 최고의 무기다. 그러나 이대형이 지난 복사뼈와 어깨 부상을 당해 7일자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  때문에 1루수를 보던 이택근이 중견수로 전향했다.
여기에 백업 내야수인 김태완도 지난 4월 중순 햄스트링 부상으로 치료를 받고 5월 25일 1군에 복귀해 2루수로 출장하고 있다. 다행히 김태완이 공수에서 제 몫을 해내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이대형을 대신해 1번타자로 선발 출장해 반짝 활약을 펼친 양영동(28)도 허벅지 햄스트링 부상으로 5일자로 2군에 내려갔다. 시즌 초 불펜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신정락도 현재 어깨 염증으로 2군에 내려간 상태다. 지난해 주전 좌익수였던 '작뱅'이병규도 현재 왼쪽 무릎 부상으로 올 시즌 1군에서 단 한 경기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부상 선수로 인한 전력 손실은?
그렇다면 부상 선수로 인한 전력 손실은 어느 정도일까. 일단 봉중근을 잃었다는 점은 10승을 잃었다고 보면 된다. 지난 3년간 고독한 에이스로 불리며 고군분투했으나 올 시즌 그나마 팀이 좋은 모습을 보였으나 올 시즌 복귀가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공수에서 숨은 MVP와도 같은 역할을 하는 이진영이 한달 가까이 자리를 비우면서 LG는 공수에서 짜임새가 약해졌다. 이진영이 부상을 당하기 전 고감도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어 LG로서는 더더욱 그의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지고 있다.
이대형은 부상을 당하기 전 득점과 도루 부문에서 1위를 달리며 팀의 든든한 1번 타자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냈다. 그러나 이대형이 부상을 당한 이후 13경기에서 LG는 7승6패를 기록 중이다. 만약 이대형만 있었다면 최소 1승은 더 거뒀을 것이라는 것이 선수단의 목소리다.
오지환도 지난해 홈런 13홈런 61타점을 기록할 정도로 클러치 능력을 지니며 하위 타선에서 4번타자 노릇을 했다. 그러나 그의 공백은 수비에서 박경수와 윤진호가 대신해 줄 수 있지만 공격에서 그의 빈 자리는 더 크게 느껴진다.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문제
문제는 지금보다 앞으로가 문제다. 당장은 백업 선수들로 운영이 가능하지만 시즌 막판 한창 순위 싸움을 해야 할 상황에서 주축 선수들이 빠져 있다면 LG로서는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봉중근은 올 시즌 복귀가 불가능하며, 오지환도 정확한 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진영은 잡았던 배트를 다시 내려놓은 만큼 빨라도 이달 말 정도는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대형도 최소 2주 이상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정성훈 역시 허리가 좋지 않은 상황이다. 만약 정성훈까지 전력에서 이탈할 경우 LG는 10 포지션 중에서 주전 선수 절반이 자리를 비우게 된다.
2위는 달리고 있지만 속 마음은 계속해서 타 들어 갈 박종훈 감독. 과연 이 위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 낼까.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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