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선발등판이다.
한화가 승부수를 던졌다. 한화는 8일 잠실 LG전 선발투수로 7년차 좌완 투수 윤근영(25)을 예고했다. '괴물 에이스' 류현진이 가벼운 어깨 뭉침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뒤로 뺀 가운데 선발 자리가 하나 비었다. 그 자리에 윤근영이 전격 발탁됐다. 윤근영은 지난 7일 잠실 LG전부터 이미 1군에 합류했고, 이날 1군 엔트리 등록과 함께 선발등판한다. 지난 2005년 프로 데뷔 후 첫 선발등판이다.
한화 코칭스태프는 일찌감치 윤근영의 선발을 계획하고 있었다. 정민철 투수코치는 "(류)현진이가 로테이션에서 뒤로 빠지게 되면서 뒤에 선발투수를 하루씩 앞당겨야 했다. 그렇게 되면 4일씩 쉬고 등판하기 때문에 부담이 있었다"며 "마침 2군에서 (윤)근영이가 선발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LG가 좌타자가 많은 팀이라는 점도 한 요소였다"고 설명했다.

대전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5년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한 윤근영은 데뷔 첫 해 51경기에서 1패1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하며 원포인트 릴리프로 쏠쏠한 활약을 했다. 그러나 이후 팔꿈치 부상과 군입대로 잊혀져갔다. 지난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왔지만 1군에서 25경기 평균자책점 7.16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딱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올해 1군에서는 5월 초중순 2경기에나와 1⅔이닝을 던져 2피안타 4볼넷 2탈삼진 4실점으로 평균자책점 21.60을 기록했다. 고질적인 제구난으로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2군에서 꾸준하게 좋은 모습을 보였다. 올해 2군에서 10경기에 나와 5승1패 평균자책점 2.89를 올렸다. 남부리그 평균자책점 1위, 다승 2위에 오를 정도로 안정감을 보였다.
특히 지난달 29일 넥센 2군과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한 것이 1군 콜업의 결정적인 배경이 됐다. 흔들렸던 제구가 안정되자 선발로서 안정감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정진과 마일영이라는 2명의 좌완 릴리프가 있는 상황에서 윤근영을 올린 건 선발로 쓰겠다는 의지. 윤근영은 1군에서 96경기 모두 구원으로만 나왔다. 이날이 데뷔 첫 선발등판이다.
한화는 최근 1·2군의 원활한 소통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5월에는 김혁민, 6월에는 신주영이 1군에 올라온 뒤 깜짝 활약으로 팀 상승세를 이끌었다. 한대화 감독은 "2군과 계속 연락하며 주시하고 있다"며 2군 선수단에 동기를 부여했다. 과연 윤근영도 그 뒤를 이어갈 수 있을까. '야왕' 한대화 감독의 한 수에 다시 한 번 관심이 모아진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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