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잠실 LG전. 5회까지 팽팽한 0의 균형이 이뤄진 가운데 6회 한화가 선두타자 강동우의 중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한대화 감독은 후속타자 이여상에게 보내기 번트를 지시했다. 그러나 이여상은 스윙과 파울로 투스트라이크에 몰렸다. 하지만 한 감독은 스리번트를 지시했고 이여상은 4구째를 1루수 앞쪽으로 번트를 대며 1루 주자 강동우를 2루까지 안착시켰다. 한 감독의 강력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올해 한화는 희생번트가 많다. 55경기에서 54개의 희생번트를 댔다. 경기당 하나꼴로 희생번트를 대고 있는 것이다. 한화보다 희생번트가 많은 팀은 김성근 감독의 SK(65개)밖에 없다. 지난해 한화는 133경기에서 희생번트 75개로 이 부문 전체 6위밖에 되지 않는 팀이었다. 산술적으로 현재 페이스라면 올해 130.6개가 된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2배 가까운 희생번트가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이는 공격력 약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의미도 있다.
한대화 감독은 "그렇게라도 해야 한다. 지난해라 비교하면 공격력이 많이 약해졌다"고 말했다. 김태완 송광민 정현석 등 핵심 선수들이 줄줄이 군입대한 바람에 공격력에 큰 구멍이 생겼다. 지난해 마무리훈련 때부터 한 감독은 '작전야구'를 강조하며 선수들에게 많은 번트훈련을 시켰다. 한 감독은 "나도 야수 출신이기 때문에 공격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러나 팀 사정이 그렇지 않다. 마운드가 안정되고 수비가 안정되는 것이 우선"이라며 애써 참아왔다.

올해 한화는 희생번트로 그런대로 재미를 보고 있다. 번트 실패도 많았지만 거듭되는 작전으로 득점 성공률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올해 54개의 희생번트를 댔는데 그 중 28개가 득점으로 이어졌다. 희생번트 후 득점 성공률이 51.9%로 리그에서 가장 높다. 게다가 그 중 7개는 귀중한 결승점으로 이어진 희생번트였다. 이 역시 SK와 함께 가장 많은 기록. 한화는 희생번트를 댄 31경기에서 19승12패로 높은 승률을 거뒀다. 희생번트 2개 이상 댄 경기에서는 13승3패로 승률이 훨씬 더 높아졌다.
그런 가운데 한화는 '멕시칸 독수리' 카림 가르시아가 주말 사직 롯데전부터 합류한다. 거포 가르시아의 가세로 한화 팀 타선도 무게감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 감독은 "가르시아가 어떠한 모습을 보일지 아직 모른다"고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한 감독을 보필하는 한화 모 코치는 "이제야 감독님이 구상하신 야구를 하시는 듯하다. 마운드가 안정되니 감독님도 하고픈 야구를 해보고 싶으신 듯하다"고 말했다. 스리번트를 댈 정도로 짜내는 야구에 공격야구까지 가미된다면 한화 야구는 훨씬 더 다이내믹해진다. 한대화 감독이 꿈꾸는 진짜 공격야구가 곧 실현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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