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도남의 전격비교]신라면 블랙, 정말 건강에 좋습니까?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1.06.08 15: 32

[라이프투데이/OSEN=이대연 기자] 휴일 오전 7시. 잠자리에서 일어난 까도남이 조깅화를 챙겨 신는다. 공원을 한 바퀴 뛰고 돌아와 샤워를 하는 까도남. 간단히 아침식사를 마친 후 인터넷 검색을 시작한다. 온라인 게임에 빠져있다 보니 시간은 어느덧 오후 1시. 배가 출출해져 온다.
싱크대를 뒤진다. 이런~ 아무것도 없다. 빠른 걸음으로 집 앞 마트로 향한다. 뭘 먹지?
고민하는 까도남 눈에 라면이 들어온다. 까도남이 좋아하는 라면은 바로 신라면. 그런데 신라면 옆에 ‘신라면 블랙’이 있다? 그래, 농심에서 신라면 블랙을 출시했다고 했다! 그럼 이번 기회에 신라면 블랙을 먹어볼까?
그런데 신라면 블랙을 들고 계산대에 선 까도남의 손이 멈칫한다. 바로 어마어마한 가격 차이 때문. 신라면이 650원인데 반해 신라면 블랙은 1230원으로 두 배 가까이 비싸다. (*편의점 기준 신라면 730원, 신라면 블랙 1750원이다)
도대체 어떤 점이 다르기에 이렇게 심하게 가격 차이가 나는 걸까? 신라면과 신라면 블랙에 대한 까도남의 까칠한 비교, 지금부터 시작된다.
■ 포장, 무슨 차이가 있나?
신라면과 신라면 블랙, 포장부터 다르다. 일단 앞면을 보자.
신라면은 붉은색 포장에 辛(매울 신)자가 크게 표기돼 있다. 조리된 라면의 이미지가 하단을 채우고 있고, 중량과 칼로리가 표기돼 있다.
신라면 블랙의 포장색은 제품명에서 유추해 볼 수 있듯 검은색이다. 신라면 블랙에도 辛자가 크게 표기 돼 있음은 기존 신라면의 그것과 같다. 조리된 라면의 이미지가 포장 하단을 채우고 있고 중량과 칼로리가 적혀있음도 똑 같다. 그러나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일까? 포장 여기저기에 한자가 남발돼 있다.
머리가 아파오는 까도남. 그래도 뭐라고 쓰여 있는지는 궁금하다.
일단 상단에 쓰여 진 것은 우골보양식사(牛骨補養食事). 한마디로 ‘소뼈를 고아 만든 몸에 좋은 음식’이라는 말이다. 하단에는 고온쿠커로 진공농축한 우골을 듬뿍(高溫쿠커로 眞空濃縮한 牛骨을 듬뿍), 각종야채를 저온농축한 분말사용(各種野菜를 低溫濃縮한 粉末使用)이란 문구가 적혀있다. 높은 온도에서 농축시킨 우골이 듬뿍 들어있고, 낮은 온도에서 농축시킨 각종야채 분말이 사용돼 있다는 것은 알겠다. 그런데 이걸 왜 굳이 한자로 표기한 것일까? 쉬운 우리말로 표기할 수는 없었던 거야?
포장 하단에 QR코드가 삽입 돼 있는 것도 신라면과의 차이점이다. 그렇다면 포장 뒷면은 어떨까?
조리법과 조리시 유의사항, 원재료 명 및 원산지 표기, 영양성분 표기, 회사소개 문구가 동일하게 적시 돼 있다. 단 한 가지, 제품 소개글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일단 신라면이다.
 
우리 입맛에 맞는 얼큰하고 매운맛 제품으로 농심의 정성과 앞선 기술 그리고 좋은 원료로 만들어 남녀노소 구분 없이 많은 사랑을 받는 제품입니다. 또한 세계 여러나라에 수출하여 한국의 맛을 세계화 시키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신라면컵’과 ‘신라면큰사발’ 두 종류의 용기면도 있어 신라면 고유의 맛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신라면 블랙이다.
․ 우골을 듬뿍 함유하고 있어 원기회복에 좋은 우골보양식사입니다.
․ 설렁탕 한 그릇의 맛과 영양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비율이 가장 이상적인 영양균형을 갖춘 제품입니다.
신라면이 제품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를 하고 있다면 신라면 블랙은 ‘영양’을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신라면 블랙, 신라면과 성분에서 어떤 차이가 있길래 이렇게 자랑스럽게 ‘영양’을 강조하는 것일까?
까도남, 영양성분에 대한 본격적인 비교를 해 보기로 했다.
■ 신라면 블랙, 과연 ‘영양’을 강조할 만한가
신라면의 경우 1회 제공량(1봉지)으로 120g을 제공하고 있다. 신라면 블랙의 경우는 130g이다. 일단 양적인 면에서 신라면 블랙이 10g더 많다. 영양성분에 대한 비교, 동일한 양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것 까도남도 안다. 그러나 라면을 먹을 때 1봉지씩을 끓여먹는 건 소비자 누구나 마찬가지 일 터. 1회 제공량 기준 그대로 성분을 비교해 보기로 했다.
신라면의 열량은 505kcal다. 탄수화물은 78g이 포함 돼 있고 당류 3g, 단백질 10g, 지방 17g, 나트륨 1,930mg, 칼슘 143mg이 들어있다. 신라면 블랙은 545kcal에 탄수화물 84g, 당류 3g, 단백질 14g, 지방 17g, 나트륨 1930mg, 칼슘 177mg을 포함하고 있다.
한 마디로 신라면 블랙이 40kcal 더 높고 탄수화물 6g, 단백질 4g, 칼슘 34mg이 더 많이 들어있다. 그래서 이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신라면 블랙을 먹으면 신라면의 경우보다 조금 더 살이 찔 수 있다. 반면 탄수화물, 지방 등 기본영양요소 충족을 더 잘 할 수 있으며 뼈가 튼튼해 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잠깐! 그 유명하신 전문가들이 ‘라면이 몸에 안 좋다’고 말한 건 나트륨과 열량과다 때문이 아니었던가? 신라면 블랙, 신라면과 나트륨 함량이 같고 열량은 오히려 높으니 광고를 통해 그렇게 “내 건강을 위해”를 외칠 입장은 아닌 듯한데?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까도남이다.
그렇다면 원재료에서 뭔가 확실히 뛰어난 게 있는 것은 아닐까? 이번에는 원재료를 파악해보기로 했다.
■원재료, 어떤 차이가 있나
신라면은 다음과 같은 재료들로 만들어졌다.
-면: 소맥분(미국산, 호주산), 팜유(말레이시아산), 감자전분, 변성전분, 난각칼슘, 정제염, 야채조미추출물, 면류첨가알칼리제(산도조절제), 혼합제제(산도조절제), 올리고녹치풍미액, 비타민B2
-스프류: 정제염, 소고기맛베이스, 육수맛조미베이스, 정백당, 볶음양념분, 간장분말, 조미소고기분말, 마늘발효조미분, 분말된장, 마늘베이스, 조미양념분, 조미홍고추분말, 후추가루, 복합양념분말, 칠리맛풍미분, 우골마늘조미분, 조미아미노산간장분말, 조미효모분말, 매운맛조미분, 양파풍미분, 돈골조미분말, 후추추출물분말, 호박산이나트륨, 발효표고조미분, 5'-리보뉴클레오티드이나트륨, 분말카라멜(카라멜색소, 물엿분말), 생강추출물분말, 표고버섯분말, 후추풍미분말, 진한맛조미분, 건파, 건표고버섯, 건당근, 건고추, 소맥분(밀), 탈지대두(대두), 돈지(돼지고기), 난각칼슘(계란)
신라면 블랙의 원재료는 아래와 같다.
-면: 소맥분(호주산, 미국산), 팜유(말레이시아산), 감자전분, 변성전분, 난각칼슘, 정제염, 야채풍미액, 면류첨가알칼리제(산도조절제), 혼합제제(산도조절제), 올리고녹치풍미액, 비타민B2
-스프류: 사골분말, 육수맛조미베이스, 우거지추출물분말, 정제염, 버섯야채조미분, 마늘추출물분말, 콩나물추출물분말, 무국베이스, 간장분말, 포도당, 볶음양념분, 조미홍고추분말, 양파풍미분, 양지무베이스분말, 칠리맛풍미분, 우골조미분말, 후추가루, 조미아미노산간장분말, 분말카라멜(카라멜색소, 물엿분말), 5'-리보뉴클레오티드이나트륨, 매운맛조미분, 호박산이나트륨, 표고버섯분말, 생강추출물분말, 소고기수육, 건표고버섯, 건마늘, 건파, 조미건조홍고추링, 소맥분(밀), 탈지대두(대두), 돈지(돼지고기), 유당(우유), 난각칼슘(계란)
일단 면에 포함된 성분은 두 제품이 유사하다. 신라면에 야채조미추출물이, 신라면 블랙에 야채풍미액이 들어 있다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다.
다만 스프류에서 신라면 블랙에는 기존 신라면에는 들어있지 않은 사골분말과 우거지추출물분말, 버섯야채조미분, 마늘추출물분말, 콩나물추출물분말, 무국베이스, 포도당, 양지무베이스분말, 우골조미분말, 소고기수육, 건마늘, 조미건조홍고추링, 유당이 포함돼 있다.
신라면에는 신라면 블랙에는 들어있지 않은 소고기맛베이스, 정백당, 조미소고기분말, 마늘발효조미분, 분말된장, 마늘베이스, 조미양념분, 복합양념분말, 우골마늘조미분, 조미효모분말, 돈골조미분말, 후추추출물분말, 발효표고조미분, 후추풍미분말, 진한맛조미분, 건당근, 건고추가 들어있다.
가장 큰 차이라면 신라면이 소고기맛베이스, 조미소고기분말 등으로 소고기 성분을 강조했다면 신라면 블랙은 사골분말, 우골조미분말 등으로 사골성분을 포함시킨 것을 꼽을 수 있겠다.
까도남, 이번에는 포장을 개봉해 스프를 확인해보기로 했다.
신라면에는 10.5g의 분말스프와 1.4g의 후레이크가 들어있다. 신라면 블랙에는 9g의 양념분말과 3g의 소고기야채건더기, 10g의 우골설렁탕분말 이렇게 세 종류의 스프류가 들어있음을 확인했다.
■신라면과 신라면 블랙, 그 맛의 차이는?
그렇다면 맛의 차이는 어떨까? 까도남, 두 종류의 라면을 직접 끓여봤다.
우선 신라면 블랙의 색이 좀 더 연했다. 그리고 더 많은 건더기가 포함 돼 있었다.
 
맛은? 까도남이 직접 먹어본 바 신라면 블랙이 신라면보다 좀 덜 맵고 부드러웠다. 그렇다면 다른 소비자들은 신라면과 신라면 블랙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 신라면 블랙이 신라면 보다 덜 빨간 것 같고, 면은 더 쫄깃한 느낌이에요. (vg241***)
- 설렁탕국물과 라면이 섞인 맛. 나름 담백하니 괜찮았어요. (qwre***)
- 신라면 블랙에 들어있는 건더기스프는 가격대비 너무 양이 적은 게 아쉽더군요. (jojos****)
- 맛은 괜찮은 편이었는데 가격은 솔직히 합당한 것인지 의문이 들었답니다. (mr7***)
- 사실 가격이 두 배 넘게 차이가 나면 우골스프 외에 건더기 스프도 차이가 많이 나야할텐데 이것저것 조금 더 들어가긴 했지만 확 달라졌다고 느끼기엔 무리가 있어요. (nicepe****)
모든 소비자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진 않지만, 일반적으로 ‘맛은 신라면 블랙이 낫다, 그러나 가격은 너무 비싸다’는 입장인 것이다.
그런데 까도남은 아직도 모르겠다. 신라면 블랙, 신라면과의 가장 큰 차이라면 비싼 가격, 그리고 우골설렁탕분말 정도다. 그런데 겨우 10g짜리 우골설렁탕분말을 추가해 놓고 ‘설렁탕 한 그릇의 맛과 영양이 그대로 담겨있다’고 말해도 되는 거야?
그런데 이 같은 의문을 품은 것이 비단 까도남 뿐만은 아닌 듯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현재 신라면 블랙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공정위의 조사는 광고대로 “가격대비 우골스프에 설렁탕 한 그릇의 영양을 살렸는지”를 보겠다는 것으로, 성분을 분석해 사실과 다르다면 허위•과장 광고로 처벌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한 결과는 이달(6월) 중 나올 예정으로, 신라면 블랙이 정말 신라면과 비교해 두 배 가까운 비싼 가격 대비 영양을 갖추고 있는지는 두고 보면 알게 될 일이다.
**라이프투데이 '까도남의 전격비교'는 동일한 품목군의 두 개 제품을 심층적으로 비교ㆍ분석해 소비자들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콘텐츠입니다.
dylee@lifetoday.co.kr / osenlife@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