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피해' 한화, "하위팀이라고 우습게 보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6.09 08: 15

또 다시 불거진 오심 문제. 한화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 8일 잠실 LG전에서 황당한 오심에 억울한 패배를 당했다. 5-6으로 뒤진 9회 2사 3루. 한화 3루 주자 정원석은 LG 투수 임찬규가 와인드업 자세에서 머뭇거리자 과감하게 홈스틸을 감행했다. 정원석이 홈으로 질주하자 당황한 임찬규는 홈으로 투구가 아닌 송구를 했다. 명백한 보크. 그러나 4명의 심판 모두 보크를 발견하지 못했고 그렇게 경기가 종료됐다. 한대화 감독 이하 한화 코칭스태프가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야구규칙 8.05(a)에 따르면 '투수판에 중심발을 대고 있는 투수가 투구와 관련된 동작을 일으키다 투구를 중지하였을 경우'를 보크로 삼고 있다. 이날 임찬규는 3루 주자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중심발을 빠진 상태였다. 투구를 해야 하는데 송구 동작을 취했기 때문에 보크가 성립되는 것이다. 또한, 야구규약 8.05(f)는 '투수가 타자를 정면으로 보지 않고 투구했을 경우'에도 보크로 인정한다. 임찬규는 타자 이대수가 아니라 포수 조인성을 보고 급히 공을 던졌기 때문에 이 또한 보크가 된다. 두 가지나 보크가 성립되는 경우였지만, 4심 모두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게다가 보크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쳐도 리플레이상 정원석의 발이 조인성의 태그보다 먼저 홈플레이트를 스친 것으로 확인됐다.

한대화 감독은 판정 이후 5분간 그라운드에서 항의했으나 "보크는 4심 합의에 따른 번복사항이 아니다"는 심판진의 이야기를 듣고 돌아서야 했다. 곧장 심판실로 달려간 한 감독은 "이건 그냥 못 넘어가겠다"며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심판실에서도 5분간 이야기를 나눴지만 달라질 게 없었다. 한 감독의 "이건 그냥 못 넘어가겠다"는 뜻은 그동안 심판판정에 대한 불신이 쌓일대로 쌓였다는 의미다.
한 감독은 지난달 12일 잠실 LG전에서도 심판 판정에 거칠게 항의한 바 있다. 당시 9회 2사 2루에서 대타 이양기의 좌전 안타 때 2루 주자 전현태가 홈으로 쇄도하다 아웃당하고 피를 흘리며 끝난 경기였다. 한 감독은 곧장 그라운드로 나와 주심에게 짧고 굵은 한마디를 하고 돌아섰다. 한 감독의 한마디에 주심도 분을 참지 못하는 등 험악한 장면이 연출됐다. 한 감독도 화가 날 만큼 화가 난 상태였다.
뒷날 한 감독은 이날을 회고하며 "마지막 판정 때문이 아니었다. 그 전부터 이상한 판정들이 많았다. 그것이 쌓여서 한마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트라이크부터 시작해 세이프-아웃까지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 많았다. 이날 한 감독의 한마디 때문에 심판위원장이 직접 한 감독을 찾을 정도였다. 하지만 오히려 한 감독은 "판정 좀 제대로 봐달라"고 부탁했다. 이해할 수 없는 판정에 대해서는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그렇다고 무조건 판정에 항의하는 것도 아니다. 지난 1일 대전 삼성전에서 이여상이 스트라이크 판정에 이해하지 못하고 심판에게 항의하자 한 감독은 클리닝타임 때 리플레이로 그 장면을 다시 봤다. 공이 스트라이크존에 걸친 것을 확인하고는 오히려 이여상에게 "항의를 하더라도 할 것을 해야지"라며 나무랐다. 오심 사건 이후에도 판정에 대해 인정할 건 인정하며 뒤끝없이 받아들였다.
그러나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또 다시 결정적인 오심이 터졌다. 한화 구단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 구단 관계자들은 "심판들이 보크를 아무도 보지 못한 건 직무유기다. 선수들도 보고 코칭스태프들도 보고 관중들도 봤는데 심판들이 보크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하위팀이라고 우습게 보는것 아닌가"라며 분을 감추지 못했다. 실제 마지막 판정뿐만 아니라 8회 1사 1·3루에서 이택근을 상대한 신주영의 4구째 몸쪽 꽉차는 볼도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다는 것이 선수들의 주장이다.
한 감독은 지난달 사건이 터진 후 선수들에게 "우리 전력이 약하니까 상대팀도 심판들도 쉽게 보는 게 있다. 이런 걸 이겨내려면 결국 팀이 강해지는 수밖에 없다. 억울하면 이겨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불과 한 달 새 한화는 몰라보게 강해졌지만 심판들의 판정은 달라진 게 없었다. 만약 이날 경기를 잡았으면 6위까지 바라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팀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한 1패가 아니다. 욕설을 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이다. 엉뚱하고 황당한 오심에 한 감독과 한화 구단의 속만 타들어가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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