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에 대한 제소는 없다.
한화 이글스가 억울하고 황당한 패배에 대한 아쉬움을 스스로 털었다. 한화는 지난 8일 잠실 LG전에서 발생한 9회 보크 오심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상일 사무총장에게 강력하게 항의했으며 이후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과 조치를 취재줄 것을 요청했다. 대신 제소는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화 정승진 대표이사는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한 선수단과 목이 터져라 응원한 야구팬들의 순수한 열정에 정당하게 보상을 하는 최소한의 조치가 한국야구위원회 공식제소라고 생각했지만, 심판에 대한 징계보다는 불합리한 규정을 재검토를 통해 개정하고 이번 사례를 계기로 한국 프로야구가 한 단계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보크도 비디오 판독을 통해서 판정을 할 수 있도록 규칙에 대한 개정요구 공문을 한국야구위원회에 발송할 계획이다. 한편 선수단 경기결과 고과에서도 이날 경기는 패전 고과로 평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화 구단으로서는 억울한 일이다. 올 시즌 유독 불리한 심판 판정 때문에 어려움을 자주 겪었다. 이날 오심 후 한대화 감독도 "이건 못 넘어가겠다"며 분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사사로운 감정 대립보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제소를 하지 않고 항의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이미 한화 구단도 '어떠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는데 그것이 바로 강력한 항의와 재발방지 요구였다.
여기에 한화 구단은 선수들에게도 의미있는 동기를 부여했다. 이날 경기에 대해 내부적으로 '패배'가 아닌 '승리'로 규정한 것이다. 자칫 이날 경기로 인해 사기가 떨어질 수 있는 선수들에게 다시 한 번 활력을 불어넣은 것이다. 비록 이날 경기에서 억울하고 황당한 패배로 1패가 추가됐지만 한화는 선수들의 노고를 인정했다. 선수들이 받아들일 마음가짐이 어떠할지는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오심이라는 결과에도 불구하고 한화 구단은 결의연함을 잃지 않았다. 한대화 감독도 "심판들이 일부러 오심을 하려고 한 것 아니었을 것"이라며 화를 누그러뜨렸다. 이날 경기를 통해 KBO 심판들도 각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화 구단도 오심이라는 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하루빨리 털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또 다른 터닝포인트를 만들었다. 지난달 오심 이후에도 한화는 승승장구했다. 또 그러지 말란 법은 없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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