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들이 일부러 그랬겠어? 모두가 운이 없었다".
'야왕' 한대화(51, 한화이글스) 감독이 8일 잠실 LG전에서 오심에 의해 씁쓸한 패배를 당했지만 아쉬움을 모두 잊고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금 출발해 보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한 감독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LG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심판들이 일부러 그랬겠어? 우리도 그렇고 심판들도 그렇고 모두가 운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화는 전날(8일) 9회 2사 주자 3루 상황에서 5-6으로 뒤지고 있었다. 동점이 코 앞에 다가온 순간이었다. 이 순간 3루에 있던 정원석은 LG 마무리 임찬규가 와인드업 자세에서 홈으로 공을 던지지 않고 두리번두리번 거리는 사이 거침없이 홈을 파고 들었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박근영 주심은 정원석에게 아웃 판정을 내리며 한화는 5-6으로 패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투수 임찬규의 와인드업 자세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행한 '2011 공식 야구규칙' 105페이지 8.01항 (a)조항에 근거한 명백한 보크였다. 당시 현장에 있던 김병주(43) 1군 팀장 역시 오심에 대해 깨끗하게 인정했다. 김 팀장은 "화면으로 다시 봤는데 보크가 맞다. 그라운드에 있던 4명의 심판 모두가 못 봤다. 오심이 맞다. 그러나 보크는 4심 합의로 번복할 수가 없다"며 한대화 감독에게 사과했다.
이 때문에 KBO는 9일 오후 상벌위원회를 열어 경기 중 임찬규의 보크 상황에서 심판이 오심을 범했다는 원안을 확정하고, 김병주(43) 1군 팀장과 이날 주심을 맡았던 박근영(38), 1루심 이민호(41), 2루심 강광회(43), 3루심 오훈규(40) 심판에 대해 10일부터 1,2군 경기 포함 9경기 출장 정지라는 결정을 내렸다. KBO는 "잘못된 판정으로 야구팬 여러분께 실망감을 안겨드린 것에 대해 사죄한다"라며 "앞으로 철저한 교육과 심판 연봉 고과 산정 등을 통해 재발 방지에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한 감독도 "이 문제로 더 이상 말이 나오는 것은 원치 않는다"면서 비록 한 경기 패하긴 했지만 모든 걸 잊고 다시 시작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한 감독은 당시 홈스틸을 시도한 정원석의 플레이에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원래 정원석이 조금 똘끼가 있다"는 농담을 하며 분위기를 전환시킨 한대화 감독은 "정원석이 지금은 조금 느리지만 예전에 빨랐다. 그래서 주루 센스가 있다"며 박수를 보냈다.
더불어 한 감독은 "어제 우리 팀 자체적으로도 주루 플레이 미스, 수비 실책 등이 많았던 경기였다"면서 "우리가 못한 측면도 있다"며 대인배의 모습을 보여줬다.
마지막으로 한 감독은 KBO에 정식적으로 요청한 보크 비디오 판독에 대해 "보크는 비디오 판독에 들어가야 한다"며 강하게 주장했다.
agassi@osen.co.kr
<사진>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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