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봉승한 투수는 한 단계 올라간다고 했다. 한화 7년차 우완 투수 양훈(25)도 그런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양훈이 완투형 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양훈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LG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8⅔이닝 4피안타 3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LG 타선을 꽁꽁 묶었다. 데뷔 후 개인 한 경기 최다투구수 134개를 뿌리며 경기 시작부터 9회 2사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지난달 28일 잠실 두산전에서 9이닝 4피안타 4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첫 정규이닝 완봉승을 달성한지 불과 2경기 만에 다시 완투에 가까운 승리를 챙겼다.
양훈은 지난달 28일 잠실 두산전에서 의미있는 완봉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선발등판한 8경기에서 평균 4.3이닝밖에 던지지 못할 정도로 길게 던지지 못하는 것이 흠이었다. 하지만 이날 흔치 않은 완봉 기회를 잡았다. 정민철 투수코치는 그에게 "기회가 왔을 때 완봉을 하라"고 주문했다. 양훈도 정코치의 말에 힘을 얻었다. 그는 "완봉을 하면 투수가 한 단계 성장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완봉승 이후 맞이한 첫 경기였던 지난 3일 대전 넥센전. 양훈은 6⅔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선발패를 떠안았다.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시즌 첫 무사사구에 경기에 퀄리티 스타트하며 안정감을 보였다. 그러나 한대화 감독은 "볼카운트 싸움을 불리하게 가져간다. 그러니까 맞을 수밖에 없다. 무사사구지만 투구내용이 좋지 않았다. 실점을 주기 전후 투구내용이 너무 달랐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이날 LG전은 양훈에게 중요한 한판이었다. 한 단계 성장하느냐 아니면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느냐의 갈림길. 양훈은 한단계 더 성장하는 쪽을 찾았다. 이날 LG 강타선을 맞아 초구부터 과감하게 스트라이크를 꽂았다. 134개의 공 중에서 무려 94개가 스트라이크였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70.1%. 올 시즌 스트라이크 비율이 가장 높은 경기였다. 34타자를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도 22차례나 잡으며 공격적으로 나갔다.
경기 초반 몇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실점없이 잘 넘어갔다. 최고 146km 강속구를 스트라이크존 좌우로 과감하게 꽂아넣었다. 여기에 큰 키에서 내리꽂는 포크볼도 위력이 있었다. LG 타자들은 양훈의 위력적인 구위와 위닝샷에 속절없이 당했다. 이날 양훈은 데뷔 후 한 경기 개인 최다 탈삼진(7개)까지 잡았다.
이날 승리로 시즌 2승(5패)째를 거둔 양훈은 최근 3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1.48로 위력을 이어갔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4.59에서 4.07까지 내려갔다. LG 에이스 박현준을 상대로 거둔 승리라는 점에서 의미는 크다. 양훈이 비로소 알껍질을 깨고 날갯짓을 시작했다.
waw@osen.co.kr
<사진> 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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