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야구는 옳았다.
거침없이 8연승을 달린 KIA가 선두 SK에 승차없이 2위에 올랐다. 개막 초반만해도 크게 흔들렸던 투수력이 급속히 안정되면서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마치 2009년 20승4패를 기록했던 8월의 장세를 느끼게하는 상승곡선이다.
KIA 마운드는 최강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개막 초반 불펜이 크게 흔들리면서 블론세이브가 이어지자 크게 혼란에 빠졌다. 선발진에서 서재응이 급하게 불펜으로 투입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마운드의 문제는 여전했다.

결국 결단을 내렸다. 손영민이 나아지는 기미를 보이자 서재응을 선발로 복구시켜 5선발체제를 내세웠다. 비록 6선발체제는 아니지만 5명의 선발투수를 풀가동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여기에는 불펜은 생각하지 않았다. 아랫돌을 뽑아 윗돌을 괴는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었다.
조범현 감독은 "결국 선발야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 선발들이 힘이 있기 때문에 경기중반까지 점수를 막아주면 타선은 점수를 뽑기 마련이다. 우리가 리드를 하면 상대투수진도 필승계투가 나올 수 없다. 그러면 추가득점으로 경기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범현의 시도는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었다. 아킬리노 로페즈와 윤석민이 중심축을 잡았고 서재응 양현종 트레비스가 제몫을 하기 시작했다. 8연승 팀 방어율은 1.25에 불과하다. 선발투수들은 평균 7이닝 가깝게 소화하는 식성을 과시하며 7승을 챙겼고 방어율은 1.51에 불과했다. 이런 철벽 선발진을 가동했으니 어쩌면 8연승은 당연한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중간계투진의 활약도 눈부셨다. 과부하가 줄어들었다. 8연승 과정에서 18⅓이닝을 소화해 단 1실점했다. 심동섭은 6경기에 등판해 모두 무실점 피칭을 했다. 손영민과 유동훈도 완벽한 피칭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곽정철이 유일하게 1실점해다.
조범현 감독은 "선발투수들 5명 가운데 서재응을 제외하고는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 이들이 던질때까지 버티면서 불펜투수들의 부담이 줄어들었다. 특정 경기에 불펜투수들을 한꺼번에 쏟아부을 수 있는 힘도 생겼다"고 설명했다. 조범현 감독의 선택은 성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더욱이 서재응도 6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마운드가 좋으니 수비력과 공격 집중력도 덩달아 좋아졌다. 전형적으로 잘나가는 팀의 모습이다. KIA의 수비력은 업계 최강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8경기 가운데 7경기에서 무실책 행진을 펼치며 투수들의 어깨에 힘을 불어넣었다. 팀은 최소실책(25개)를 자랑하고 있다.
공격력은 8연승에서 총 37점을 뽑아 평균 4~5득점을 뽑았다. 이 정도의 공격지원력이면 승산은 충분했다. 그동안 주전들의 크고 작은 부상들이 계속됐지만 백업선수들의 활약으로 메웠다. 타자들은 필요할때 반드시 점수를 뽑는 공격집중력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연승의 절대적 원동력인 선발야구의 위용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궁금하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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