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방망이에 맞히려고 했다".
필사적이었다. 넥센 히어로즈 유한준(30)이 천적투수 SK 정대현(33)을 상대로 친 첫 안타가 곧 팀 승리로 직결됐다.
유한준은 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홈경기에서 9-9로 맞선 9회말 2사 만루에서 행운의 끝내기 안타로 팀의 극적인 재역전승을 이끌어냈다. 무엇보다 팀의 4연패에 마침표를 찍은 순간이었다.

패색이 짙던 경기였다. 8-9로 뒤진 9회말. 마운드에는 SK 마무리 정대현이 서 있었다. 그러나 1사 후 강정호의 중전안타로 만든 찬스는 대타 장영석과 김민성의 연속 내야안타로 동점에 성공했다. 이어 김민우가 고의4구로 걸어나가 만루를 채웠다.
유한준은 일찌감치 정대현과의 맞대결을 예상했다. 정대현을 상대로 무안타로 침묵해 온 자신을 선택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유한준은 정대현을 상대로 볼넷 2개만 얻어냈을 뿐 9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철저히 당하고 있었다.
정대현은 예상대로 공격적으로 나왔고 볼카운트는 2-0까지 몰렸다. 그러나 유한준은 절호의 역전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어떻게든 볼을 때려내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결국 행운의 내야안타로 팀 승리를 결정짓는 끝내기 안타를 만들어냈다. 올 시즌 첫 대결에서 안타를 만들어내 정대현에게 시즌 2패째를 안겼다.
경기 후 "정대현 선배를 상대로 그동안 단 1개의 안타도 때려낸 적이 없었다"고 밝힌 유한준은 "그렇지만 팀 동료들이 만들어놓은 만루기회를 그냥 보낼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2-0가 되면서 볼카운트가 밀렸을 때는 어떻게든 맞혀야겠다고 다짐했다"며 "방망이에 맞혀야 어떤 일이든 벌어질텐데 가만히 서서 당하면 허무할 것 같았다"고 돌아봤다.
특히 유한준은 "운이 좋았다"면서도 "끝내기 안타보다 팀의 연패를 끊어서 더 기분이 좋다"고 활짝 웃었다.
letmeout@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