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목동, 이대호 인턴기자] 팀과 선수 모두에게 의미 있는 한방이었다.
넥센 히어로즈 김시진(53) 감독은 4월 2일 시즌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 강정호를 4번 타자로 써 넣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보여준 폭발적인 장타력은 팀의 4번 타자로서 손색이 없었기에 강정호는 해결사가 되어야 한다는 책임 속에 시즌을 맞이했다.

하지만 부담이 컸던 탓인지 강정호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하며 계속 자신감을 잃어갔다. 타석에서 잘 풀리지 않으니 수비도 실수가 잦아지고 주루에서도 어이없는 플레이가 나왔다. 지난달 24일에는 KIA와의 경기에서 9회 어이없는 주루 플레이로 팀 패배를 자초해 2군에 내려가기도 했다.
1군 복귀 후에도 홈런을 하나 기록했을 뿐 신통치 않은 성적을 거두었던 강정호의 9일 SK와의 홈경기 전까지 성적은 2할2푼6리의 타율에 2홈런 17타점. 하지만 속으로 날카롭게 다듬고 있던 강정호의 방망이가 긴 침묵을 깨고 불을 뿜었다.
강정호는 이날 SK와의 경기에서 유격수 겸 6번 타자로 선발 출장, 1-1로 맞선 1회 역전 희생플라이를 기록한데 이어 2회 2사 만루에서 SK의 이재영의 몸쪽 높은 직구(147km)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시즌 3호이자 데뷔 첫 만루홈런이었다.
4회 좌중간 2루타를 보탠 강정호는 9회 1사에서 중전안타로 출루에 성공하며 짜릿한 끝내기 역전극의 선봉에 섰다. 4타수 3안타(1홈런) 5타점의 맹활약을 펼친 강정호의 활약을 바탕으로 넥센은 10-9, 짜릿한 9회 역전승으로 길었던 4연패을 끊었다.
이날 강정호의 부활을 넥센이 더욱 반기는 이유는 현재 ‘무주공산’인 4번 자리 때문이다. 시즌 초 강정호가 4번에서 제 역할을 해 주지 못하며 부진에 빠지자 김시진 감독은 알드리지로 대체하는 등 여러 처방전을 써 봤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현재 6번으로 내려가 있는 강정호가 4번 타자로 연착륙에 성공한다면 타선이 훨씬 짜임새를 갖추게 된다.
이제 강정호가 싸워야 할 적은 중압감이다. 강정호는 번번히 ‘4번 타자’라는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부진에 빠지곤 했다. 강정호가 최하위에 처진 위기의 영웅 군단을 구해낼 '난세의 영웅'이 되어 줄지 주목된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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