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셜테이너’들이 각광받으면서 이들의 한걸음, 한걸음에 엄청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뜨거운 환호도 있지만, 일거수 일투족이 ‘감시’의 대상이 되면서 연일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모양새다. 반대파의 원색적인 비난부터, 방송 활동의 제약까지 이들 앞에는 장애물도 많다.
김제동은 지난 9일 트위터를 통해 사죄의 글을 올렸다. 대학생들이 등록금 인하를 주장하며 집회를 벌이자, 고생하는 대학생과 전의경들에게 밥값이나 보태고자 500만원을 기부한 게 문제가 된 것. 일부 대학생들이 김제동의 성금으로 햄버거를 사서 경찰들에게 전해주려고 했으나, 이 모습이 마치 경찰을 모욕하는 듯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김제동이 이런 사태까지 예상하긴 쉽진 않았으나, 우선 비난의 화살은 ‘유명인’ 김제동에게 향했다.

이 ‘김제동 햄버거’ 사건이 논란이 되자,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던 김제동은 결국 트위터에 “원인제공의 책임이 제게도 있으니 상처받은 분들께 사과드립니다. 서로에게 진짜 마음이 전해지리라고 믿어요”라고 밝혔다.
‘김제동 햄버거’ 사건이 본인의 의도와 달리 ‘꼬인’ 일이라면, 김여진의 경우처럼 밑도 끝도 없는 욕설에 직면한 사례도 있다. 김여진이 트위터에 전두환 전대통령을 ‘학살자’라고 표현하자, 반대 의견을 가진 모 정당의 자문위원 박모씨가 김여진을 향해 공개적으로 ‘미친 X’라고 욕설을 퍼부은 것.
상대가 ‘저명한 인사’였기에 이번 일이 화제가 됐지만, 사실 일반 네티즌의 악성 댓글이나 트위터 멘션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소신 있는 연예인으로 분류되는 순간, 댓글에는 이들의 연예활동과 관계 없는 갑론을박과 원색적인 인신공격이 펼쳐지곤 한다.
반대파만 연예인을 힘들게 하는 것도 아니다. 평소 사회참여 연예인을 지지하던 세력들이 ‘왜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느냐’고 비난하는 황당한 사례도 있다. 어디서 어디까지 나서고, 의견을 표명할 것인지는 어디까지나 연예인 개인 선택의 문제지만, 어떠한 이슈가 터질 때마다 ‘나서주세요’에서 나아가 ‘왜 안나서느냐’는 목소리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연예관계자들은 무작정 욕하는 사람들보다, 기대치가 너무 높은 사람들이 더 신경쓰인다고 입을 모은다.
비교적 논란이 적은 기부 및 자원봉사도 결코 쉽지 않은 가시밭길이다.
좋은 일을 하는 연예인들에게는 하루에도 수차례씩 정체불명의 단체로부터 기부를 하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정치권의 집요한 러브콜이 시작된다. 한 유명스타의 매니저 A씨는 “좋은 일인 줄 알고 도우려다가, 결국 특정 정당의 홍보만 돕는 꼴이 될 뻔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면서 “뿐만 아니라, 연예인의 집 앞에 무작정 기다리는 사람부터 각종 기부와 봉사활동을 강요하는 전화까지 끊이지 않는다. 고충이 많다”고 털어놨다.
소신대로 행동할 뿐인데, 일거수 일투족이 보도되면서 괜한 오해를 살 위험도 커진다. 오히려 사회 참여가 연예활동보다 더 관심을 받으면서, 마치 이를 이용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도 뒤따르기 때문이다. 초심을 잃지 않고 쭉 활동을 해온 연예인으로서는 억울한 대목. 이같은 고민은 국내 사회참여 연예인 중 가장 높은 지지를 얻고 있는 가수 김장훈 조차도 내비친 적이 있다.
그는 최근 독도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는 “얼마전 미니홈피 방명록에서 ‘깝치지 마라’를 글을 봤다”면서 “본의 아니게 내가 그렇게 나대는 것으로 보일 수 있겠다 싶었다. 당위성이 있으니까 예전에는 열심히 했는데, 요즘은 조금 주눅이 들었다. 앞으로 좀 더 조용히, 그러나 가열차게 활동할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털어놓은 바있다.
이같은 사회참여와 연예 활동을 병행하기도 쉽지 않다. 이효리는 동물 보호에 관심이 부쩍 높아지면서 채식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을 했다가 한우단체와 마찰을 빚을 뻔했다. 이효리가 한때 한우 홍보대사로 활동했기 때문. 한우 홍보대사 출신 연예인이 계약도 끝난 상태에서 동물 사랑에 눈 뜨게 됐다면 이를 비밀로 했어야 했던 건지 온라인 상에 의견이 분분했다.
사회 참여 연예인들은 점차 늘고 있는 중. 독도 문제 및 과학 기술 발전 등에 앞장서는 김장훈과 동물보호에 발벗고 나선 이효리 등과 같이 특정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연예인부터, 김여진, 박혜경, 김제동, 권해효 등 사회전반적인 문제에 소신을 밝히고 직접 참여하는 연예인 등 스타들의 사회 참여는 다양하고 또 빈번해지고 있다.
그러나 연예인의 사회참여를 보는 경직된, 혹은 왜곡된 시선이 계속되는 한, 이들의 행보는 한 걸음, 한 걸음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ri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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