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주식 투자로 큰 손해를 본 A씨는 그 이후로 시도 때도 없이 가슴이 답답해지는 증상이 생겼다. 그는 목이나 명치에 뭔가 걸린듯한 느낌이 나면서 좀처럼 잠을 편하게 잘 수도 밥을 먹기도 힘든 상태가 된 것이다. A씨는 자신의 이러한 증상을 해결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지만 의사로부터 아무런 병이 없다는 진단만 받고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하지만 여전히 가슴이 답답한 증상은 계속되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 A씨와 같은 증상을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좋지 않은 일이 생겼거나 걱정이 많을 때 특히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기 쉬운데 이러한 증상을 동양 의학에서는 화병이라고 보고 이를 위한 다양한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각 생활 문화권마다 고유의 정신 장애가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화병이라는 민속 증후군이 있다. 이는 조선왕조실록에도 등장할 정도로 오래된 병으로 흔히 우리나라의 정서를 한의 정서라고 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이러한 화병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양의학에서는 진단조차 되지 않는 병이었었다. 하지만 최근에서는 외국에서도 화병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될 정도로 엄연한 질환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화병의 치료에는 아직도 동양 의학적인 접근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오랜 기간 동안 이를 병으로 인식하고 치료하기 위한 노하우의 집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화병의 증상은 위에서 말했듯이 가슴이 답답한 것이 가장 대표적이다. 동양의학에서는 이러한 증상이 가슴에 기가 쌓여서 순환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이렇게 가슴에 쌓인 기가 오래 되어서 열을 발생하거나 위로 올라가거나 터지면 상체에서는 열감을 느끼게 되거나 무언가 치밀어 오르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이때문에 억울하거나 답답한 일이 생겼을 때 가슴을 치게 되는 것이다. 예부터 화병은 주부들에게서 많이 발생되어 왔었다.
전통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순종적으로 살아야 했던 우리나라의 어머니들의 울화가 병으로 나타났던 것.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성인 남자나 아이들에게서도 발병되고 있어, 화병은 현대인의 엄연한 정신적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화병의 치료에는 증상 자체를 치료하는 것 보다는 환자가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식이나 대인 관계, 성격 등의 변화를 통한 문제해결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한방의학에서도 역시 상담으로 치료를 시작하는 바로 이유가 이 때문인 것. 상담 외에도 다양한 한방 의학적인 치료가 병행되는데 이에 대해 한방신경정신과 한음한의원의 유종효 원장은 “동양의학에서는 화병을 단순한 정신의 병으로만 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몸 전체의 기와 혈을 뚫어주기 위한 침, 뜸, 부항 등의 요법은 물론 약침 요법, 한약 등의 다양한 치료를 병행한다.”라며 설명을 더했다.
극심한 스트레스가 안겨주는 수 많은 병들 중 그냥 답답한 증상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화병. 하지만 정신과 몸의 건강을 위해 이를 명확히 병으로 인식하고 이에 맞춘 치료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 한방 의학에서의 화병 치료라면 이제 더 이상 가슴앓이 할 필요 없이 가슴이 뻥 뚫리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OSEN=생활경제팀]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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