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 1점차는 아무런 부담이 되지 않는 모양이다. 위기일수록 그는 더 강해졌다.
삼성 '초특급 마무리' 오승환(29)이 다시 한 번 1점차 상황에서 경기를 끝냈다. 오승환은 1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넥센과의 원정경기에서 2-1로 리드한 9회 구원등판, 1이닝을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16세이브째를 따냈다. 16개 세이브 중 무려 11개가 이날처럼 1점차 상황에서 거둔 것이다.
선발 차우찬의 7⅔이닝 4피안타 1볼넷 11탈삼진 1실점 역투와 안지만의 긴급구원으로 2-1 살얼음 리드를 지키던 9회. 류중일 감독은 지체하지 않고 오승환을 투입시켰다. 9회 첫 타자로 3번 강정호를 맞이한 오승환은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높은 150km 직구를 통타당했다. 오승환의 직구를 힘껏 잡아당긴 강정호의 타구는 좌익수 깊숙한 쪽으로 떨어졌다. 선두타자 2루타로 무사 2루 위기.

하지만 오승환은 흔들림이 없었다. 넥센은 4번타자 송지만에게 보내기 번트를 지시했다. 오승환은 1~2구를 몸쪽으로 과감하게 붙였고, 송지만의 번트는 모두 파울이 되어버렸다. 2-0이라는 유리한 볼카운트를 점한 오승환은 4구째 바깥쪽 높은 147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시켰다. 큰 고비 하나를 넘는 순간이었다.
이어 이날 홈런을 친 코리 알드리지를 맞이했다. 오승환은 초구로 몸쪽 146km 직구를 붙였다. 스트라이크. 이어 2구 바깥쪽 직구와 3구 몸쪽 변화구로 유인했다. 4구째 145km 몸쪽 직구를 다시 한 번 던졌고 알드리지가 맞힌 타구는 막힌채 뻗지 못했다. 결국 2루수 파울 플라이. 주자는 그대로 2루에 묶여 있었다. 꼼짝할 수 없었다.
투아웃을 잡은 오승환은 대타로 나온 강병식을 1루 땅볼로 유도하며 경기를 끝냈다.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선두타자를 2루타로 내보내고도 가공할만한 구위로 위기를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넘어갔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0km. 하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건 위기를 즐길 줄 아는 과감한 몸쪽 승부였다.
이로써 오승환은 올 시즌 16세이브째를 수확하며 이 부문 1위를 질주했다. 2위 송신영(넥센·9개)와 격차를 7개로 벌렸다. 특히 16개 세이브 중 11개가 1점차 세이브라는 것은 오승환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준다. 오승환은 "1점차 세이브는 내가 해야 할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오승환의 진가가 다시 한 번 확인된 한판이었다.
waw@osen.co.kr
<사진> 목동=이대선 기자 / sunday@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