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세이브 기회가 와서요. 저도 모르게 어깨에 힘이 들어가더라구요".
데뷔 첫 세이브는 놓쳤지만 2⅔이닝 투구로 다른 계투 요원에게 휴식 기회를 준 것은 충분히 공로가 컸다. 9년차 우완 노경은(27)이 필요한 순간 호투를 보여주며 팀 5연패 탈출에 기여했다.

노경은은 10일 잠실 SK전서 7-4로 앞선 7회초 마운드에 올라 2⅔이닝 동안 44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탈삼진 3개, 사사구 1개) 1실점으로 홀드를 기록했다. 비록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이현승에게 바통을 내주며 세이브는 놓쳤지만 가능한 한 투수 소모를 아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할 만 했다.
2003년 성남고를 졸업하고 팀에 1차 우선지명(계약금 3억8000만원)으로 입단한 노경은은 데뷔 당시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고질적인 제구 불안 및 공익근무 입대, 팔꿈치 및 허리와 발목 부상 등이 이어지며 1군에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하며 만년 유망주로 9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올 시즌에도 전날(9일)까지 13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4.74를 기록했으나 피안타율 3할9리,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률(WHIP) 1.74로 투구 내용이 좋은 편이 아니던 노경은. 그러나 이번에는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좋은 투구를 보여주며 시즌 첫 홀드를 기록했다.
경기 후 노경은은 "데뷔 첫 세이브 기회라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해도 절로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라며 아쉬워하면서도 "9년차인데 통산 2홀드니 값진 것이지요"라는 말과 함께 자조적인 웃음을 보였다.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숨어있던 한 마디였다.
뒤이어 그는 "직구 제구가 좋은 편이 아니라 타자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반대로 커브 및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자주 구사했다"라며 "최정에게 내준 1타점은 직구를 체인지업식으로 힘을 빼 던진 것이었는데 통타당했다"라는 말로 아쉬워했다.
"감독님이나 조계현 코치님, 김진욱 코치님의 조언을 듣고 투구 패턴을 빠르게 가져가려고 했어요. 아무래도 생각이 많으면 안 될 것 같아서요. 그래서 타자가 준비하기 전 이미 투구 준비를 마치고 빠른 템포로 나선 것이 주효한 것 같습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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