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기 2군 감독이 말하는 한화 2군의 비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6.11 07: 55

잘 나가는 데에는 무언가 이유가 있는 법이다.
올해 한화가 승승장구하고 있는 데에는 2군의 힘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어떻게 된 일인건지 2군에서 올라온 선수들이 곧장 전력에 보탬이 되고 있다. 김혁민 신주영 고동진 윤근영 등 2군에서 올려보낸 선수들이 활약하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올해 한화는 어느 때보다 1·2군 엔트리 변동이 잦다. 부상이라는 특별한 이유 외에도 지속적인 1·2군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빈자리를 속속 메우고 있다.
▲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한화 정영기 2군 감독은 "1군 한대화 감독과 매일 전화통화를 한다. 분야별 평가에 따른 보고서도 따로 보내지만, 전화통화를 통해 몸 상태랑 컨디션에 대해서도 많이 이야기한다. 야구뿐만 아니라 평소 생활에서 선수가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서도 보고한다"고 말했다. 한대화 감독이 강조한 '하고자 하는 의지'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 그만큼 2군 코칭스태프에 대한 믿음이 크다. 정영기 감독 이하 2군 코칭스태프도 정확한 눈으로 한 감독과 1군의 기대에 보답하고 있다.
신주영 윤근영 고동진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의 사례로 꼽힌다. 신주영은 2군에서 마무리투수로 맞춤형 훈련을 받았고 중요할 때에 1군으로 올라와 필승계투로 활약하고 있다. 류현진의 갑작스런 어깨 뭉침으로 로테이션에서 뒤로 빠진 지난 8일 잠실 LG전에선 윤근영이 깜짝 선발등판해 공백을 비교적 잘 메웠다. 한 감독이 "열심히 하는 선수"라고 믿은 고동진도 5일 전부터 대기상태였다. 정 감독은 "1군에서 필요로 하는 선수는 5일 전부터 준비시킨다. 올라갈 준비를 미리 하는 것"이라고 했다.
2군에서 오랫동안 지도자 생활을 한 정 감독은 체계적인 육성방법으로 선수들을 길러내고 있다. 즉시전력-유망주-육성선수로 나눠서 그에 맞는 훈련과 기용으로 지도하고 있다. 즉시전력 선수들은 곧장 경기에 뛸 수 있도록 준비시켜놓고, 유망주들은 2~3년을 내다 보고 체력 위주로 하며 육성선수는 3~5년을 보고 기본기를 가르친다. 여기에 우투수·좌투수·포수·배팅·내야수비·외야수비·베이스러닝으로 세분화해서 선수들의 능력치를 평가하고 있다. 시스템이 확실하기 때문에 1군에서 필요로 하는 선수를 곧장 올릴 수 있다.
정 감독은 "담당코치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덕분이다. 코치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고 고마워했다. 그러면서 정 감독은 한대화 감독의 소통에 대해 고마움을 나타냈다. "2군은 한 감독의 결정에 따르는 것이다. 한 감독이 생각한 것이 있으면 거기에 맞춰나가고 준비한다. 한 감독이 담당코치들이랑도 소통을 많이 하기 때문에 이런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1군에 올라갈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에 요즘 2군 분위기도 많이 좋아졌다. 한 감독이 괜히 야왕이 아닌 것 같다"는 게 정 감독의 말이다.
 
▲ 하나된 코치와 선수
올해 어느 때보다 2군에서 전력을 적재적소에 공급해준 덕분에 한화도 꾸준하게 힘을 받고 있다. 어느새 "선수가 없다"는 이야기가 쏙 들어갔다. 정 감독은 "작년보다 1·2군의 수준차가 많이 줄었다. 작년에는 올릴 선수가 없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다. 2군에서 1군으로 올라가는 선수들마다 제 몫을 하고 있지 않나"며 "앞으로 하다 보면 점점 더 좋아질 것이다. 선수들의 육성도 순차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1~2년만 이런 식으로 간다면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화 2군은 오전 이른 시각부터 밤늦게까지 훈련하고 있다. 정 감독은 "전용 훈련장이 없다는 건 핑계일 뿐이다. 각자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달려있다"며 선수들에게 분발을 촉구했다. 오전 8시50분 미팅과 함께 훈련이 시작된다. 1시부터 경기를 치른 후 끝나면 이른 저녁을 먹고 밤 8시까지 훈련한다. 선수들만 남는 게 아니다. 정 감독이하 담당코치들도 선수들과 함께 연구하고 고민하며 훈련한다. 정 감독은 "우리 2군이 훈련량이 조금 많은 편이기는 하다. 하지만 코치들이 먼저 나서면 선수들이 따라오게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코치들도 불만없이 따르고 있다. 오히려 선수들과 하나가 되어 뭉치고 있다. 쉬는 시간에는 함께 족구를 하며 스트레스도 푼다. 정 감독은 "우리 코치들이 고생이 정말 많다. 각 분야에서 많이 연구하고 공부하는 코치들이다. 그런 모습을 보면 팀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느낀다. 각자 개인적인 일을 제쳐두고 경기장에서 선수들과 하나가 된 모습이 좋아 보인다"며 흐뭇해 했다. 그러니 선수들도 즐거운 마음으로 훈련한다. 게으름 피울 틈이 없다. 1군의 문이 활짝 열렸기 때문에 더 그렇다. 그래서인지 웃음꽃과 활기가 떠나지 않는다.
물론 모든 선수들이 만족하는 건 아니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거나 뭔가 모를 상실감이 있는 선수들에게는 따로 동기부여를 잊지 않는다. '슈퍼루키' 유창식에 대해 정 감독은 "열심히 하고 있다. 볼 구위만 더 좋아지면 1군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 계속 선발 수업을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다른 선수들에게도 "잘하고 있다. 그런 식으로라면 못할 게 없다"며 희망을 넣고 있다. 정 감독은 "지금 선수들이 잘하고 있다. 1~2년만 조금 더 고생하면 빛을 볼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의 희망은 2군에서도 파릇파릇 자라나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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