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 포지션이 대세다. 한화에도 새로운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나올 듯하다.
한화 외야수 추승우(32)가 멀티 포지션을 노리고 있다. 지난달 30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2군으로 내려간 추승우는 최근 2군 경기에서 외야수가 아니라 3루수로 기용되고 있다. 과거 내야수 출신이었던 추승우로서는 낯선 자리가 아니다. 카림 가르시아의 가세로 입지가 좁아든 상황에서 외야뿐만 아니라 내야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자신의 존재가치를 드높이겠다는 의지다.
사실 우연한 기회에 다시 내야 글러브를 꼈다. 2군에서 3루수로 활약하던 이동형이 부상을 당해 3루 자리가 비어버린 것이다. 정영기 2군 감독은 추승우에게 3루수로 한 번 나가볼 것을 권유했다. LG에 입단할 당시에만 해도 추승우는 내야수였다. 특히 3루수로 많은 경기를 뛰었다. 추승우는 3루수로서 안정된 수비력을 과시하며 정 감독을 만족시키고 있다.

정 감독은 "추승우에게는 좋은 기회이자 도전이다. 외야에는 가르시아도 오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럴 때 오히려 내야수로도 뛸 수 있다면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며 "우리팀도 지금 3루 자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 팀에게나 본인에게나 좋은 일이 될 수 있다. 내야수 경험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화의 외야는 좌익수 최진행과 중견수 강동우 그리고 우익수 가르시아로 고정될 조짐이다. 김경언과 고동진처럼 비슷한 스타일의 좌타 외야수들이 또 있기 때문에 추승우의 설자리가 많은 건 아니다. 때문에 3루 복귀는 그에게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한화는 오선진의 부상으로 3루수로 뛸 선수가 이여상 한상훈 김회성밖에 없다.
지난 2002년 LG 입단 당시 추승우는 공수주 삼박자를 두루 갖춘 대형 3루수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2008년 한화 이적 후에는 외야수로 자리 잡았다. 때문에 갑작스런 3루 복귀가 쉽지만은 않다. 그는 "예전에 3루수로 뛰었지만 4년간 외야로 뛴 만큼 쉽게 적응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내야는 타구가 빠르기 때문에 대처 능력이 좋아야 한다. 그래서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며 "3루는 타격도 더 갖춰야 한다. 부담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추승우는 올해 2군에서 32경기에 나와 타율 3할3리 1홈런 1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사사구(20개)도 삼진(16개)보다 많을 정도로 2군 레벨의 수준은 이미 넘어선 선수다. 그는 "2군은 1군보다 훈련량이 훨씬 많다. 요즘 다시 햇볕이 쬐는 낮경기를 하다 보니 힘든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열심히 해야하지 않겠나"라며 배팅케이지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연신 타구를 멀리 내보냈다.
최근 프로야구는 멀티 포지션이 하나의 유행이 되고 있다. 특히 LG 서동욱과 이택근은 내외야를 넘나드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가치를 높이고 있다. 멀티 포지션은 활용도가 높다는 점에서 존재가치가 크다. 추승우는 발도 빠르기 때문에 멀티 포지션만 이뤄진다면 활용도는 훨씬 높아진다. 내외야 겸업을 통해 멀티 포지션을 노리고 있는 추승우. 2군에서 유틸리티 플레이어라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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