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창단 이래로 이렇게까지 외국인 선수들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을까 싶다.
두 외국인 투수 레마메스 리즈(28)와 벤자민 주키치(29)가 시즌 개막 두 달을 지난 시점에서 벌써 10승을 합작하며 팀을 2위로 이끌고 있다.
LG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출신인 에드가 곤살레스와 필 더마트레를 영입하며 엄청난 기대를 모았다. 경력만 놓고 보면 최고수준의 선수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봤지만 한국야구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조용히 짐을 챙겨 돌아갔다.

그러나 리즈와 주키치는 확연히 다르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시즌 종료시점까지 유지할 경우 LG의 복덩이와 같은 존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리즈, 5승6패 평균자책점 4.64
먼저 리즈는 160km 강속구를 주무기로 올 시즌 13경기에 등판해 5승6패 평균자책점 4.64를 기록 중이다. 시즌 초 빠른 볼 하나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리즈. 그러나 컨택 능력이 좋은 한국 타자들의 짧은 스윙에 고전하며 거품이라는 말까지 들었으나 최근 4경기에서 3승1패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거로서 자존심을 회복하고 있다.
13차례 선발 등판 가운데 8차례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 이하)를 기록하는 등 총 77⅔이닝을 소화했다. 평균 6이닝은 소화해내고 있다. 특히 시즌 초 9경기에서 홈런을 6개나 맞으며 공 끝이 가벼운 것이 아니냐는 말도 들었지만 최근 4경기에서는 단 하나 밖에 맞지 않았다.
무엇보다 리즈는 "나는 여전히 한국야구에 적응중"이라며 어떤 외국인 선수들보다도 성실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어 지금보다 더 큰 발전이 예상된다.
▲주키치, 5승2패 평균자책점 3.27
주키치는 좌완 투수로서 장점을 살려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독특한 투구폼과 더불어 안정된 제구력이 돋보인다. 직구 구속은 146km까지 밖에 나오지 않지만 141km까지 찍히는 컷 패스트볼(커터), 낙차 큰 커브, 그리고 타이밍을 빼앗는 체인지업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12차례 선발 등판해 71⅔이닝을 던져 사사구가 26개에 그친 반면 삼진은 61개나 잡아낼 정도로 안정된 구위를 자랑한다. 무엇보다 주키치는 시즌 초 보크를 세 차례나 범하며 불만 가득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최근 등판에서는 깔끔한 견제동작을 선보이며 한국야구에 계속해서 적응해나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주키치 역시 "한국야구에 적응해 가는 단계다. 특별히 미국에 있을 때와 변한 것은 없다. 다만 조만간 어버지가 된다는 책임감이 나로 하여금 강한 정신력을 갖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LG는 리즈와 주키치가 합해서 25승만 합작해 주길 바라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는 아직까지 목표 숫자에 반도 오지 못했지만 예년에 비해서는 확연히 외국인 선수 복을 받고 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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