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찬-장원준 투톱' 재편되는 좌완 에이스 구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6.11 07: 51

프로야구 좌완 구도가 급속도로 재편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프로야구 좌완 투수는 '괴물 에이스' 류현진(한화)이 최고로 우뚝 선 가운데 김광현(SK) 양현종(KIA) 봉중근(LG) 장원삼(삼성) 등이 경쟁하는 구도였다. 그러나 올해는 이 같은 구도가 완전히 무너졌다.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 장원삼이 예년만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봉중근은 부상으로 아예 전열에서 이탈했다. 그 사이 차우찬(삼성)과 장원준(롯데)이 새로운 좌완 투톱으로 떠오르는 형국이다.
▲ 에이스들 어디로 갔나

류현진은 지난 10일 사직 롯데전에서 데뷔 후 가장 적은 2이닝을 소화하며 7피안타 1볼넷 1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다. 시즌 6패(5승)째를 당하며 시즌 평균자책점은 또 다시 4점대(4.15). 운이 따르지 않은 것도 있었지만, 예년보다 기복이 심해졌고 유독 결정적인 순간 고비를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스스로 "서클체인지업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고민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 리그에서 가장 많은 피홈런(10개)과 3할대(0.324) 득점권 피안타율에서 류현진이 예년만 못한 부분이 확인된다. 기본적으로 지난 몇 년간 많은 공을 던진 탓인지 피로도가 많이 느껴진다는 지적이다. 한화 코칭스태프에서도 이에 대해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김광현도 아직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10경기에서 3승4패 평균자책점 4.47. 고졸 신인이었던 2007년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시즌 초반 투구 밸런스가 붕괴된 후 수렁으로 빠졌다. 투구 밸런스 붕괴는 제구난으로 이어졌다. 지난해까지 9이닝당 볼넷이 평균 3.8개였지만 올해는 6.7개로 크게 치솟았다. 볼을 남발하다 주자를 채우고 한 방을 얻어맞는 형식으로 자멸했다. 최근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로 살아났지만 여전히 볼넷이 많고, 특유의 다이내믹한 투구 폼으로 상대를 힘으로 압도하는 맛은 없어졌다.
양현종과 장원삼도 실망스럽다. 양현종은 13경기에서 6승4패로 그럴 듯한 성적을 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5회를 채우지 못한 조기강판이 4차례나 될 정도로 들쭉날쭉하다. 타선의 도움으로 승수는 많이 쌓았지만, 평균자책점은 규정이닝을 채운 21명 투수 중 두 번째 높은 5.22에 달한다. 장원삼도 어깨 부상 여파인지 10경기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5.60으로 부진하다. 예년의 안정감이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봉중근도 4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4.96이라는 성적을 남긴 뒤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으러 미국으로 떠났다. 
 
 
 
▲ 차우찬-장원준이 뜬다
그 사이 또 다른 좌완들이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후반부터 몰라보게 성장한 삼성 차우찬과 꾸준하게 중상급 활약을 한 장원준이 특급으로 한단계 발돋움한 것이다. 올 시즌만 놓고 볼 때 좌완 에이스 구도는 차우찬과 장원준의 양강 구도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성적이 그걸 증명하고 있다. 차우찬은 좌완 투수 중에서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고, 장원준은 좌완 투수 중에서 승수가 가장 많다.
차우찬은 풀타임 선발 첫 해부터 강력한 위용을 보이고 있다. 12경기에서 5승2패 평균자책점 2.78. 승수가 좀 부족하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2점대 평균자책점과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8차례의 퀄리티 스타트가 차우찬의 존재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직구-슬라이더 위주의 투피치에서 벗어나 커브와 체인지업의 활용도를 높이며 선발로서 완성도가 높아졌다. 득점권 피안타율(0.167)은 흡사 한창 좋을 때 류현진을 연상시킨다. 5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된 경우가 한 번도 없을 정도로 마운드에서 기본적으로 버티는 능력도 좋아졌다. 선발등판시 평균 투구이닝(6.47)은 아퀼리노 로페즈(7.18)-류현진(6.69) 다음이다.
장원준도 예년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3경기 7승1패 평균자책점 3.05. 7승이라는 성적은 가장 많은 득점지원(7.0점)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그런 운마저도 장원준이 만든 것이다. 토종 좌완 투수 중 가장 적은 이닝당 투구수(16.3개)로 시원시원하게 피칭하고 있다. 6차례 퀄리티 스타트에 반해 5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된 건 한 차례밖에 되지 않는다. 쉴새 없이 널뛰던 과거는 이제 옛추억이 됐다. 몰라보게 안정감이 생겼다. 안정감의 비결은 곧 제구의 안정이다. 지난해까지 장원준의 통산 9이닝당 볼넷은 3.98개. 올해는 2.11개로 뚝 떨어졌고 이는 올해 좌완 투수 중 가장 좋은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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