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투는 아니었다. 흐린 날씨 속 무릎 통증이 다시 도졌고 그로 인해 100% 제 몸 상태를 발휘하기는 힘들었다. 두산 베어스 베테랑 우완 김선우(34)가 그 속에서 타선 지원을 받으며 5승을 거뒀다.
김선우는 10일 잠실 SK전에 선발로 등판했으나 1,2회 초반부터 4점을 내주는 등 5이닝 동안(102구) 무려 12개의 안타를 내주면서(탈삼진 3개) 4실점 했다. 그러나 2회 양의지의 동점 만루포와 3회 김동주의 결승 솔로포, 5회 이종욱의 2타점 3루타가 더해지는 등 타선 지원에 힘입어 5승(4패, 11일 현재) 째를 거뒀다. 최고구속은 143km에 그쳤다.

이날 경기 전까지 김선우의 성적은 4승 4패 평균자책점 1.99. 국내 무대 4시즌 만에 가장 안정적인 투구를 보여준 김선우였으나 지원만큼은 확실했던 팀 타선이 연일 빈타를 보여주며 그의 불운이 이어졌다.
5월 한 달간 김선우가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1.29에 불과했으나 승패 기록은 2승 2패. 선발 등판 시 타선 지원이 2점 대에 그치며 호투를 펼쳐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던 김선우의 지난 한 달이었다. 릴리프진이 날려버린 승리가 없었고 남겨 놓은 주자가 홈을 밟은 승계 실점도 1점에 불과했음을 감안하면 타선 지원이 더욱 아쉬웠다.
10일 경기를 앞두고 김선우는 부담감보다 마음을 비운 채 경기를 준비했다. 날씨가 흐린 상황에서 고질적인 무릎 통증이 자신을 괴롭혔기 때문. 5월 31이닝 비자책 기록이 끝난 후 구위가 떨어지며 고전했던 김선우다.
"5월 25일 LG전(5이닝 9피안타 5실점)에서는 시즌 중 가장 공이 안 좋았다. 원하는 곳으로 공이 가지도 않았고 몸 상태도 좋은 편이 아니었다. 선발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르는 바람에 팀에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부담감을 갖기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마운드에 오르겠다".
5이닝을 간신히 채운 데다 실점과 피안타가 많았던 김선우의 투구. 그러나 4회 직접 땅볼을 잡아 병살로 연결했고 5회에도 무사 1루에서 이호준의 타구가 2루수 오재원의 정면으로 향하며 위기를 넘겼다. 올 시즌 가장 안 좋은 투구였으나 야수들의 도움에 번번이 실패했던 시즌 5승에 성공했다.
경기 후 김선우는 "무릎이 안 좋았지만 그래도 최대한 던지고자 했다"라며 "많은 생각보다는 겸허한 마음을 갖고 팀이 상승세를 탈 수 있도록 힘을 더하고 싶다"라는 뜻을 밝혔다. 본격적으로 야수들의 도움을 받으며 승리를 따낸 만큼 앞으로의 기대감이 숨어있는 한 마디였다.
5이닝 7득점의 지원을 받은 현재 김선우의 타선 지원은 3.77점으로 올라갔다. 아직도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브랜든 나이트(넥센, 2.13)와 양훈(한화, 2.90)에 이어 세 번째로 빈약한 수치. 그러나 김선우는 웃으며 어제보다 더 나은 내일을 바랐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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