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에이스' 넥센 14년차 우완 투수 김수경(32)이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김수경은 1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삼성과의 홈경기에 4회 1사부터 구원등판했다. 이미 승부는 0-6 삼성 쪽으로 기울어있는 상황. 지난 10일 목동 삼성전부터 1군 엔트리에 등록된 김수경의 올 시즌 첫 등판이었다. 가장 최근 마지막 등판은 지난해 4월6일 대구 삼성전으로 이날이 1년2개월4일만의 1군 복귀전이었다. 오랫동안 기다린 1군 등판에서 김수경은 3⅔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재기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공교롭게도 마지막 등판 상대도 삼성이었다. 지난해 4월6일 대구구장에서 삼성을 상대로 시즌 첫 등판을 가진 김수경은 3⅓이닝 9피안타 3볼넷 4탈삼진 5실점으로 뭇매를 맞으며 선발패했다. 결국 다음날 김수경은 자진해서 2군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이토록 긴 2군행이 될 줄은 누구도 몰랐다. 2군에서도 좀처럼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했고 결국 2군에서 시즌을 마쳤다. 올해도 2군에서 시작해 2개월간 머물러야 했다.

올해 2군에서 김수경은 10경기에 나와 1승1패3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7.36을 기록했다. 선발뿐만 아니라 중간·마무리로도 다양하게 등판하며 컨디션을 조율했다. 22이닝 동안 탈삼진 20개를 잡을 정도로 어느 정도 구위가 살아있음을 입증했다. 그리고 이날 오랜만의 1군 복귀전에서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출발은 조금 불안했다. 4회 1사 후 선발 문성현이 박한이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고 6실점으로 조기강판한 상황. 급히 마운드에 오른 김수경은 첫 타자 박석민을 3루 땅볼로 요리했지만 최형우와 조영훈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득점권 위기로 내몰렸다. 하지만 라이언 가코를 폴카운트 승부 끝에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
한 고비를 넘긴 다음부터는 안정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5회 땅볼 2개와 뜬공 1개로 삼자범퇴 처리했고 6회에도 선두타자 배영섭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뒤 2루 도루까지 허용했지만 후속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했다. 7회에는 가코와 신명철을 연속해서 특유의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면도날처럼 짧게 휘어지는 전매특허 슬라이더였다.
3⅔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 비록 패전처리로 나온 경기였지만, 안정감있는 투구를 펼쳤다. 총 투구수는 56개. 최고 구속은 136km에 그쳤으나 적절하게 맞춰 잡는 피칭으로 달아오른 삼성 타자들의 방망이를 잠재웠다. 왕년의 에이스가 힘찬 부활 날갯짓을 시작한 것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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