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11일 군산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시즌 11번째 맞대결에서 홈런 5개를 포함 장단 15안타와 사사구 7개를 합작해 14점을 뽑아내며 14-8로 대승을 거뒀다.
덕분에 LG는 KIA를 밀어내고 6월 4일 이후 7일 만에 단독 2위(34승24패 승률 5할8푼6리)에 복귀함과 동시에 1위 SK(32승22패 승률 5할9푼3리)와는 승차 없이 승률에서 7리 뒤졌다. 당장 오늘 경기 여하에 따라 단독 1위까지도 올라설 수 있다.
무엇보다 LG는 상하위 타선 전체가 폭발하며 이대형, 이진영, 오지환 등의 주전 타자들 부상 속에서도 매서운 타격을 자랑하며 박종훈(52, LG) 감독을 미소 짓게 했다.

그러나 박 감독은 마냥 즐겁지 않았다. 이날 LG는 1회 서동욱, 이병규의 백투백 홈런을 시작으로 3회 박용택의 투런포, 4회 박용택의 2타점 적시타와 정성훈의 쐐기 투런포 등으로 까지 터지며 5회초까지 9-2로 앞서 나갔다.
누가 봐도 손쉬운 승부였다. 그러나 방심이 화근이었다. LG는 5회 최성민의 4연속 볼넷과 바뀐 투수 한희의 볼넷까지 이어지며 안타 하나도 안 맞고 2점을 내줬다. 6회에도 박경수의 실책에 이은 최희섭를 맞고 또 다시 2점을 허용하며 9-6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LG는 '시작이 반이다'는 말처럼 경기 초반 매우 좋은 흐름을 이끌며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LG에게는 '마무리가 전부다'라는 말이 더 중요한 경기였다. 다행히 8회 상대 유격수 이현곤의 실책과 9회 박병호의 3점 홈런으로 또 다시 14-6으로 달아났으나 9회 이동현이 솔로 홈런 두 방을 맞고 좌완 이상열이 올라와서야 14-8로 승부를 마칠 수 있었다.
박종훈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선수들에게 마지막 순간까지 더욱 더 높은 집중력을 발휘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올 시즌은 어느 한 팀도 만만하지 않을 뿐더러 경기 막판 조금만 방심했다가 추격을 허용하기 일쑤였다.

그 예가 올 시즌 최하위 넥센과 맞대결에서 4승4패로 고전하고 있다는 점을 통해서 알 수 있다. LG는 지난 4월 29일 잠실 넥센전에서 6회까지 8-2로 앞서다 경기 막판 대량 실점하며 8-7로 겨우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박 감독은 "해서는 안 될 경기를 했다. 오늘 경기는 우리가 쉽게 잡았어야 했다.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올 시즌 내내 넥센에게 고전할 것이다"고 불길한 예언을 했다.
그러나 박 감독의 말이 맞았다. LG는 올 시즌 8차례 넥센과 맞대결에서 3차례 연장과 더불어 6번이나 한 점차 승부를 벌여야 했다. 첫 경기 막판 상대의 기를 살려주며 마무리를 잘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다행히 LG는 11일 현재 매우 잘 하고 있다. 지난 8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던 팀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투타에서 균형을 맞추고 있다. 11일 현재까지 58경기를 소화하며 반환점에 가까이 왔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경기 막판 내야수들의 수비 실책이 겹치면서 집중력을 잃을 경우 다 잡았던 승리마저 날아가게 된다.
당장 앞으로의 1승은 시즌 막판 순위 변동 및 4강 진출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LG는 남은 경기에서도 시작도 좋고, 마무리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정리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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