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원투펀치' 차우찬-카도쿠라, 선의의 경쟁 다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6.12 10: 28

"이닝은 내가 더 많다", "결국 내가 이길 것이다".
요즘 삼성 마운드는 보기만 해도 배부르다. 그 중심에 '원투펀치' 차우찬(24)과 카도쿠라 켄(38)이 있다. 14년의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토종 에이스와 외국인 에이스로 원투펀치를 형성한 두 선수는 나란히 5승에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위력을 떨치고 있다. 올 시즌 최고의 원투펀치를 꼽으라면 의심의 여지없이 차우찬-카도쿠라다. 재미있는 건 이들이 드러내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차우차는 지난 10일 목동 넥센전에서 7⅔이닝 5피안타 1볼넷 11탈삼진 1실점으로 최고의 피칭을 펼치며 시즌 5승을 거뒀다. 그러자 이튿날 카도쿠라도 목동 넥센전에서 7이닝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3실점(1자책)으로 곧바로 5승을 올리며 차우찬의 뒤를 따랐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평균자책점과 투구이닝을 놓고 두 선수 모두 은근한 경쟁심을 드러내고 있다. 은근한 게 아니라 공개적이다.

차우찬은 "어느 날 카도쿠라 선배가 평균자책점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내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지금은 평균자책점에서 뒤지고 있지만 투구이닝은 내가 더 많다"고 자신했다. 12일 현재 차우찬은 12경기에서 77⅔이닝을 던지며 5승2패 평균자책점 2.78을 기록하고 있다. 투구이닝 4위에 평균자책점 5위. 카도쿠라도 11경기에서 67이닝을 소화하며 5승3패 평균자책점 2.28을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 전체 1위. 승수는 같지만 평균자책점은 카도쿠라가 앞서고, 투구이닝은 차우찬이 더 많다.
카도쿠라도 이에 대해 의식하고 있었다. 그는 차우찬과 경쟁에 대해 "다승과 방어율은 결국 내가 이길 것"이라며 호탕하게 웃은 뒤 "지금은 투구이닝이 부족하다. 하지만 앞으로 따라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부친 위독으로 일본에 다녀오느라 선발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걸렀다. 하지만 선발등판시 평균 투구이닝으로 나눠도 차우찬(6.47)이 카도쿠라(6.09)를 근소하게 앞선다. 퀄리티 스타트에서도 차우찬(8회)이 카도쿠라(7회)보다 한 차례 더 많다.
카도쿠라는 "앞으로도 라이벌 관계를 발전시켜 것이다. 서로 계속 잘 던지려 하다 보면 팀이 이기는 경기를 많이 할 수 있을 것이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서로에게 자극이 될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라며 웃어보였다. 차우찬이나 카도쿠라나 서로에 대해서 인정을 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4월에 차우찬이 좋았다면, 5월에는 카도쿠라가 좋았다. 그리고 6월에는 나란히 질주하고 있다. 1위 자리를 넘보는 삼성으로서는 원투펀치가 벌이는 선의의 경쟁이 반가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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