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번에는 삼성 배영섭(25)이다.
배영섭은 지난 11일 목동 넥센전에서 2루타 2개 포함 5타수 3안타를 몰아쳤다. 올 시즌 8번째 3안타 경기를 펼치며 타율을 3할6리까지 끌어올렸다. 삼성 팀 내에서는 물론 어느덧 타격 전체 8위에 해당하는 고타율이다. 특히 6월 10경기에서 42타수 14안타 타율 3할3푼3리로 맹타를 휘두르며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신인왕 레이스에서 가속도를 붙이기 시작한 모습이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류중일 감독의 황태자로 급부상하며 삼성의 새로운 리드오프로 낙점된 배영섭은 4월 21경기에서 타율 3할9리를 기록하며 순조롭게 스타트를 끊었다. 5월 23경기에서도 타율 2할9푼2리를 기록하며 꾸준하게 활약했다. 그러나 이 시기 LG 고졸신인 임찬규의 활약이 눈부셨다. 11경기에서 중간과 마무리를 가리지 않고 5승1패2세이브 평균자책점 1.45로 활약하며 LG 상승세를 이끌었다.

하지만 배영섭의 존재감도 만만치 않다. 임찬규가 6월 4경기에서 1승3세이브 평균자책점 2.08로 활약하고 있지만 3할대(0.313) 피안타율에서 나타나듯 불안감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반면 배영섭의 방망이는 나날이 날카로워 지고 있다. 6월에만 벌써 4차례나 멀티히트를 가동할 정도로 물이 올랐다. 도루도 4개나 할 정도로 준족을 과시하고 있다. 도루 부문 전체 4위. 안정된 외야 수비까지 공수주 삼박자를 두루 갖췄다.
유신고-동국대를 졸업하고 지난 2009년 2차 4번 전체 28순위로 삼성에 지명된 배영섭은 대학 야구의 이치로라 불릴 정도로 일찌감치 주목받은 선수였다. 그러나 프로 입단과 함께 어깨 부상으로 수술을 하고 재활을 하느라 1군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막판부터 1군에서 눈도장을 찍기 시작했고, 올해 당당히 삼성의 1번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중고신인 자격으로 신인왕 레이스에도 뛰어들었다.
배영섭이 신인 자격으로 3할 타율을 친다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지난 1998년 삼성 강동우(현 한화)를 끝으로 신인 3할 타자는 대가 끊겼다. 강동우는 신인 3할 타자의 조건으로 ▲ 기본적인 컨택 능력 ▲ 노림수를 갖고 히팅 포인트를 맞출 수 있는 집중력 ▲ 빠른 발과 번트 능력을 꼽았는데 배영섭이 이 자격조건에 부합한다. 1998년 강동우는 8월에 타율 2할1푼6리로 부진했는데 배영섭에게도 결국 체력이 관건이다.
현재까지 페이스는 임찬규가 앞선다. 고졸신인이 데뷔 첫 해 중간부터 시작해서 마무리라는 중책을 맡으며 6승에 5세이브 그리고 1점대의 평균자책점을 올린 건 상당한 가산점이다. 여기에 LG가 9년 만에 가을잔치에 나간다면 표심은 그에게 쏠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삼성의 선두 진입과 신인 3할 타자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면 배영섭도 신인왕 경쟁에서 뒤질게 전혀 없다. 본격적인 신인왕 경쟁은 어쩌면 지금부터일지도 모른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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