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점차 세이브는 처음 아니었나?".
지난 11일 목동구장. 삼성 마무리투수 오승환(29)이 넥센을 상대로 9회 마운드에 올랐다. 스코어는 6-3. 세이브 조건이 성립되는 상황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오승환은 세이브 16개 중 11개가 1점차 상황에서 올라와 거둔 것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아주 오랜만에 3점차 세이브에서 마운드에 올라 여유있게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17세이브째를 올렸다.
12일 목동 넥센전을 앞둔 삼성 류중일 감독은 "어제 (오)승환이가 3점차 세이브가 처음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올 시즌 유독 1점차 타이트한 상황에서 올라온 겨우가 많았던 오승환이 여유있는 상황에 올라온 것에 대해 류 감독도 어색해 하는 눈치였다. 류 감독의 기억은 거의 맞았다. 오승환은 올 시즌 1점차 세이브가 11개, 2점차 세이브가 4개였으며 3점차 세이브는 4월2일 광주 KIA전 개막전에서 기록한 게 유일했다. 이후 무려 2개월9일 만에 3점차 세이브를 거뒀다.

류 감독은 "승환이가 11번이나 1점차 상황에서 세이브를 올렸다"며 "웬만하면 승환이를 세이브 상황이 아니면 올려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욱 안지만 권오준 권혁 등 강력한 불펜투수들이 많기 때문에 굳이 오승환을 무리시키지 않겠다는 것이 류 감독의 생각이다. 오승환은 올해 23경기에서 1승17세이브 평균자책점 1.03을 기록하고 있는 최고의 마무리투수다.
그러면서 류 감독은 1999~2000년의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삼성 임창용과 두산 진필중이 한창 구원왕을 놓고 다툴 때였다. 류 감독은 "그때는 타이틀을 차지하면 상금을 3000만원 정도 줬다. 3000만원 때문에 무리하면 선수생명이 힘들어질 수 있었다. 창용이가 구원왕을 놓쳤지만 지금은 잘하고 있다. 필중이는 그 이후 어떻게 됐나"라고 반문했다. 마무리 오승환을 최대한 보호하겠다는 게 류 감독의 의지였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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