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식-이숭용, 전현직 주장들의 빛바랜 더블스틸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6.12 20: 54

전현직 주장들의 기막힌 더블스틸이었다.
12일 목동구장. 넥센 전직 주장 이숭용(40)과 현직 주장 강병식(34)이 허를 찌르는 더블스틸 장면을 연출하며 삼성의 혼을 빼놓았다.
0-1로 뒤진 2회. 1사 후 강병식이 삼성 1루수 조영훈의 포구 실책을 틈타 1루에 출루했다. 이어 이숭용이 볼넷을 얻어 1사 1·2루 득점권 찬스가 만들어졌다. 타석에는 허준. 삼성 선발 배영수는 허준을 상대로 4구째 원바운드 공을 던졌고 그게 뒤로 빠지는 바람에 2루 주자 강병식이 3루까지 진루했다. 1사 1·3루.

여기서 기막힌 플레이가 나왔다.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째 공에 허준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 순간 1루 주자 이숭용이 2루를 향해 달렸다. 삼성 포수 진갑용은 볼을 받자마자 지체없이 2루로 송구했다. 그러나 이숭용의 스타트는 빠르지 않았고 1루·2루 사이에서 멈칫하다 걸려들었다. 하지만 2루수 손주인은 볼을 받자마자 홈으로 던졌다.
이숭용이 뛰는 순간 3루 주자 강병식도 홈을 노리고 있었다. 이미 진갑용에서 손주인에게 볼이 넘어갈 때부터 강병식은 홈으로 파고들었다. 손주인이 공을 잡자마자 홈에 곧바로 송구했지만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한 강병식이 조금 더 빨랐다. 전혀 예상치 못한 더블스틸에 삼성은 1-1 동점을 줬다. 올 시즌 도루가 하나도 없던 이숭용과 강병식의 허를 찌른 완벽 하모니였다.
이숭용의 도루는 지난해 8월5일 목동 한화전 이후 10개월7일 만이었다. 강병식도 지난해 8월1일 대구 삼성전 이후 10개월11일만이었다. 이숭용은 지난해까지 17년 통산 도루가 61개, 강병식도 10년간 통산 도루가 11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전직 주장과 현직 주장은 허를 찌르는 발놀림이 동점을 합작했다. 그러나 이들의 투혼에도 불구하고 넥센은 3-4로 역전패하며 끝없는 추락을 거듭했다.
waw@osen.co.kr
<사진> 목동=민경훈 기자 /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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