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하지 못했지만 의미있는 피칭이었다.
삼성 12년차 우완투수 배영수(30)가 슬럼프 탈출을 예고했다. 배영수는 1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넥센과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 6피안타 1볼넷 3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퀄리티 스타트했다. 지난달 22일 대구 두산전 이후 선발로는 3경기만의 퀄리티 스타트. 특히 7이닝은 지난달 1일 대구 한화전 8이닝 이후 올 시즌 두 번째로 많은 투구이닝이었다.
경기 전 삼성 류중일 감독은 전날 있었던 이야기를 꺼냈다.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배영수를 만난 류 감독은 "카도쿠라를 배워라"는 주문을 했다. 카도쿠라 켄은 지난 11일 목동 넥센전에서 7이닝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3실점(1자책)으로 퀄리티 스타트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류 감독은 배영수에게 "카도쿠라랑 넌 볼 구속이 비슷한데 왜 너는 맞고 카도쿠라는 잘 던지냐"고 물었다. 류 감독은 "카도쿠라는 변화구도 좋고, 투구 밸런스가 안정돼 있기 때문에 제구가 된다"고 말했다. 배영수가 배워야 할 모델이라는 뜻이었다.

배영수는 류 감독의 주문을 그대로 이행했다. 2회 폭투 이후 더블스틸로 동점을 허용했고, 4회에는 2루타만 3개나 맞으며 2실점하며 불안감을 노출했다. 하지만 5회부터 안정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4회부터 7회까지 피안타 2개를 맞았을뿐 나머지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돌려세웠다. 특히, 7회 1사 후 김일경에게 던진 초구는 무려 147km가 찍혔다. 이닝을 거듭 할수록 컨디션이 오르는 모습이었다. 7회까지 총 투구수는 97개. 그 중 69개 스트라이크로 비율이 71.1%에 달할 정도로 제구가 좋았다.
비록 승리를 거두지 못했만 배영수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4.96에서 4.66으로 내려갔다. 류 감독의 주문대로 카도쿠라처럼 변화구와 제구력에 중점을 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지난 몇 경기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이날 경기에서 시즌 초반 안정감을 되찾았다. 이는 곧 삼성 선발 마운드가 보다 더 견고해짐을 의미하기도 한다. 여러모로 배영수에게나 삼성에게나 의미있는 피칭이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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