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시원한' 가르시아, 뚜렷한 약점과 기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6.13 07: 44

역시 멕시칸 거포는 시원했다.
멕시칸 독수리로 돌아온 카림 가르시아(36)가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가르시아는 지난 10~12일 롯데와의 사직 원정 3연전을 통해 복귀 무대를 가졌다. 그의 복귀는 마치 할리우드 스타의 내한을 연상시킬 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화제의 팀 한화가 승부수로 영입한 외국인선수가 복귀전을 친정팀의 홈구장에서 가지며 폭발적인 반응을 낳았다. 그리고 가르시아는 여전히 시원했다.
▲ 여전히 적극적이었다

복귀 첫 3경기에서 가르시아는 13타수 2안타 타율 1할5푼4리 1타점을 기록했다. 안타 2개 모두 단타였다. 삼진은 3개. 기대했던 화끈한 장타는 없었다. 하지만 멕시코와 미국 그리고 한국을 넘나드는 일정으로 몸이 피곤했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가르시아에 대해 "아직 몸이 무거운 것 같다. 비행기를 8시간이나 타고온지 얼마 되지 않았다. 시차적응이 잘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감싸안았다.
하지만 가르시아는 가르시아였다. 타석에서 특유의 공격적인 성향은 변함없었다. 가르시아는 복귀 13타석에서 롯데 투수들로 하여금 단 46개의 공을 던지게 했다. 타석당 투구수는 3.5개. 2구 이내 승부가 5차례나 있었다. 올해 규정타석을 채운 47명 타자 중 가르시아보다 타석당 투구수가 적은 타자는 SK 정근우(3.4개)밖에 없다. 초구부터 과감하게 스윙이 나올 정도로 적극적인 모습은 지난 3년간 그 모습 그대로였다. 지난 3년간 가르시아의 타석당 투구수는 3.7개였다.
46개 공중에서 스윙이 나간 것도 30차례로 스윙률은 65.2%에 달했다. 규정타석 타자 중 가장 높은 LG 이병규(52.6%)를 능가하는 수준이었다. 지난 3년간 가르시아의 스윙률은 매년 50%를 상회했다. 초구부터 스윙이 나온 것도 9차례로 53.8%. 올 시즌 초구 스윙률 1위 롯데 황재균(41.2%)을 가뿐하게 넘었다. 지난 3년간 초구 스윙률도 45%. 여기에 헛스윙도 10차례나 했다. 그가 시원하게 헛스윙할 때마다 포수 강민호는 감기기운을 느낄 만했다. 날이 더워질수록 그의 헛스윙은 포수들에게 시원한 선풍기 바람이 될 것이다.
▲ 시프트에 맞선 밀어치기
 
물론 달라진 건 있었다. 가르시아는 전형적인 풀히터 스타일이다. 철저하게 잡아당기는 스윙을 구사하는 타자였다. 하지만 복귀전에서는 안타 2개를 모두 밀어서 때렸다. 이른바 '가르시아 시프트' 때문이었다. 가르시아가 나올 때마다 롯데 수비는 '우향우' 이동했다. 3루수는 거의 유격수 자리에 차지했고, 유격수가 2루 베이스 뒤쪽으로 넘어가 외야 잔디에 위치했다. 2루수는 1-2루 사이에 잔디까지 진출했다. 잘 잡아당긴 타구가 2차례나 잔디에 위치한 2루수의 글러브에 걸려들었다.
결국 가르시아는 좌측으로 밀어치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복귀전 3번째 타석에서 터뜨린 좌중간 안타가 대표적이다. 수비가 극단적인 시프트를 이어가자 가르시아는 3연전 마지막 날 첫 타석에서 초구에 3루 쪽으로 기습번트를 대는 모험으로 허를 찌르기도 했다. 물론 가르시아는 롯데 시절이던 지난 2009년 5월22일 대구 삼성전에서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에 맞서 3루쪽으로 기습번트를 성공시킨 바 있다. 3연전 마지막 날 마지막 타석에서도 가르시아는 유격수 쪽으로 밀어쳐 내야안타를 만들어냈다.
가르시아 스스로도 정확하게 맞히는 것을 우선으로 삼고 있다. 그는 "정확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정확성을 키우면 자연스럽게 홈런이 나올 것이다. 첫 안타도 정확성에 중점을 두고 밀어쳐서 만든 것이다. 좋은 징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가르시아는 3연전 마지막 날 첫 타석에서 워닝 트랙 바로 앞에서 잡히는 큼지막한 중견수 뜬공을 날렸다. 정확하게 맞히면 그의 파워는 담장을 넘기는데 큰 문제가 없다. 한대화 감독도 "가르시아는 기본적인 파워가 있다. 정확성에 초점을 맞추면 홈런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 뚜렷한 약점과 기대
 
가르시아의 약점은 뚜렷하다. 모팀 감독은 가르시아에 대해 "상대 투수들이 부담은 느낄 것이다. 가르시아를 상대로는 제구가 되어야 한다. 실투를 던지면 안 된다"며 가르시아의 장타력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내면서도 "높은 공과 낮은 공에 약점이 있다. 유인구 하나를 던지면 방망이가 따라 나오기 때문에 승부하는 방법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3연전 동안 롯데 투수들도 똑같은 방식으로 가르시아를 상대했다. 높은 공에 쉽게 방망이가 나갔고, 방망이에 맞은 공은 모두 내야 뜬공이나 얕은 외야 뜬공으로 연결되고 말았다.
가르시아도 약간의 변화를 준 모습이었다. 지난해까지 롯데에서만 하더라도 배터박스 바깥쪽에 위치했지만 복귀 3연전에서는 홈플레이트 쪽으로 바짝 붙은 모습이었다. 지난해 바깥쪽으로 흘러가는 공에 약점을 보인 만큼 스스로 대비를 했다. 그러나 여전히 바깥쪽으로 흘러가는 변화구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삼진 3개를 모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공에 헛스윙했다. 한 번 고착화된 약점은 쉽게 극복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이미 그에 대한 데이터는 누적될 대로 누적돼 있다. 가르시아의 약점은 누구나 다 안다.
가르시아로서는 스스로의 강점을 살릴 수밖에 없다. 한대화 감독이 기대하는 건 장타만큼이나 타점 생산 능력이다. 한 감독은 "홈런을 많이 치는 것도 좋겠지만 득점 찬스에서 적시타를 많이 치는 것도 좋다"고 했다. 가르시아는 멕시칸리그 몬테레이 술탄스에서 53경기에 나와 53타점을 기록했다. 경기당 하나꼴로 타점을 올렸다. 지난 3년간 롯데에서도 가르시아는 경기당 0.75타점을 기록할 정도로 약점을 커버하는 확실한 해결 능력이 있었다. 한화가 그에게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부분이다. 복귀 뒤 이제 3경기밖에 하지 않았다. 가르시아가 진가를 보여줄 시간과 기회는 아직 많이 남아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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