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민의 베이스볼 다이어리]늘어나는 경기수, 그리고 이동거리, 선수들이 원하는 것은?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6.14 07: 05

야구팬들에게 기쁜 소식입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7일 오전 11시 KBO 회의실에서 2011년 제4차 실행위원회를 열고 2012시즌 운영 방식을 심의 의결했습니다. 2012년 개막전은 3월31일(토) 2010년 1,2,3,4위의 홈 구장에서 열리며, 대진은 1-5위(문학, SK:KIA), 2-6위(대구, 삼성:LG), 3-7위(잠실, 두산:넥센), 4-8위(사직, 롯데:한화)로 편성됐습니다.
무엇보다 팀 간 19차전에서 20차전으로 늘어났습니다. 팀 당 140경기, 총 560경기를 치르게 되는데요. 올 시즌(133경기)보다 7경기가 늘어나 보다 많은 경기를 팬들에게 선사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나 선수들은 아무래도 140경기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 일정에 따른 이동거리가 또 다른 변수가 될 것 같기도 합니다.
경기 일정 및 이동거리와 관련해 정금조 KBO 운영팀장은 "경기 일정을 기계로 짠다는 것이 쉽지 않다. 미국, 일본과 같이 우리도 수작업으로 한다. 기간은 5개월 정도 걸린다. 가장 큰 원칙은 형평성이다. 주중 경기와 주말 경기를 균등하게 배분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나치게 오랫동안 원정을 가는 것도 법칙이다. 매년 일정을 짜면서 부족했던 부분을 개선한다. 더불어 흥행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도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최희섭(32, KIA)과 이병규(37, LG)의 이야기를 통해 서울과 지방 팀에 있는 선수들은 이동거리가 경기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는지, 그리고 일정을 짜는 KBO에 바라는 점에 대해서 들어보았습니다.
먼저 최희섭은 "아마도 롯데와 KIA가 이동거리에 가장 큰 피로를 느끼고 있을 것 같다. 주중에 3연전 원정을 다녀온 뒤 홈에서 주말 3연전을 하고 또 다시 지방 원정을 갈 때면 피로감이 배가 된다. 한번 원정을 갈 때 6연전씩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병규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는 "원정을 갈 때는 3연전이 아니라 6연전씩 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주중에 3연전을 한 뒤 가까운 거리의 원정은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피로도가 낮아지면 부상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경기력 측면에서도 고려되어야 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LG의 예를 들면 보통 주중 3연전 마지막 날인 목요일 경기를 마친 선수들은 10시에 경기가 끝나면 라커룸에서 샤워를 마치고 곧바로 짐을 챙겨 버스에 올라탑니다. 그래도 11시는 되는데요. 사직 원정을 갈 경우 4시간 정도 걸립니다. 그럴 경우 부산에 새벽 3시 정도에 도착을 하게 됩니다. 물론 버스에서 잠을 자지만 엄청난 피로 속에서 편하게 잠을 잘 수 없기 때문에 다음날 경기력에 지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선수들의 고충을 전해 들은 정금조 운영팀장은 "내년 시즌 일정을 짤 때 이동거리에 대해서 조금 더 고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경기수가 늘어나면 이동거리도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지방 팀들이 서울에 올 경우 문학 또는 목동에서 경기를 할 수 있는 스케줄을 주로 짜고 있다. 과거에 비해 고속도로 환경도 많이 좋아졌다. 무리한 이동은 많지 않도록 경기를 짜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메이저리그는 우리보다 이동 거리에 대한 상당한 부담이 있습니다. 서부 팀들이 동부로 이동을 할 경우 비행기로만 5시간 정도 타야 합니다. 여기에 시차까지 있습니다. 지난 2월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취재 때 애리조나에서 플로리다를 넘어가면서 체험을 했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이 때문에 최근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내셔널리그 16개팀, 아메리칸리그 14팀 현 구조에서 양 리그를 15개 팀으로 재편할 의향을 나타냈습니다. 현재 내셔널리그 중부지구는 6개 팀인데요. 이 중에서도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로 이동이 예상됩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내셔널리그 관계자는 전화 통화를 통해 "휴스턴의 경우 이동 거리 때문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사무국은 이 부분과 더불어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텍사스와 라이벌 관계를 만들어 흥행을 유도한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팀이 경기 일정에 대해서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을 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얼마 전 "아무리 스케줄이 좋아도 팀 성적이 안 좋으면 스케줄이 나쁘고, 팀 성적이 좋으면 최상의 스케줄이다"는 모 감독님의 이야기도 있었는데요.
이동 거리를 줄이는 것은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이 때문에 KBO도 10구단 창단 계획을 발표하며 양대리그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은 조금 피곤한 부분이 있겠지만 경기장을 찾아 열심히 응원해 주는 팬들을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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