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찬, "인욱이는 앞으로 크게 될 투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6.14 07: 15

"있으면 귀찮고 없으면 허전하죠".
삼성 '에이스' 차우찬(24)에게 3년차 막내 정인욱(21)은 특별한 존재다. 차우찬은 "(정)인욱이는 있으면 귀찮지만 막상 없으면 허전하다. 인욱이가 있으면 팀 분위기가 훨씬 더 좋아진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동안 1군 막내 투수로 갖은 심부름꾼 노릇을 한 차우찬은 "인욱이가 있어야 내가 할 일이 줄어든다"고 농담을 던졌다. 정인욱은 1군 투수 중 제일 막내이고 그 다음이 바로 차우찬이다.
하지만 차우찬은 같은 투수로서 정인욱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성격 자체가 큰 선수가 될 수 있는 선수같다. 좀처럼 위축되는 게 없다"는 것이 차우찬의 말이다. 두둑한 배짱과 여유는 가르친다는 되는 게 아니다. 이어 차우찬은 "유연성이 좋다. 몸이 부드럽다. 힘이 조금 부족한데 힘만 붙는다면 볼 스피드도 더 빨라질 것이다. 변화구도 잘 던지고 삼진도 잘 잡는다"며 정인욱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았다.

정인욱은 올해 8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2.89로 호투하고 있다. 그러나 기회가 많이 주어지는 건 아니다. 삼성 선발진은 차우찬-카도쿠라-윤성환-배영수-장원삼으로 구성돼 있고 불펜도 필승계투조들이 넘친다. 상황에 따라 패전 및 추격조로 써야 할 투수가 필요하기 때문에 정인욱은 열흘에 한 번 선발등판하는 스팟 스타터 역할을 하고 있다. 1군 선발등판 뒤 엔트리 말소된 게 벌써 3번이나 된다. 최근에는 엔트리에서 말소됐지만 1군 선수단과 동행하며 함께 훈련하고 있다.
대구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9년 2차 3번 전체 21순위로 삼성에 지명된 정인욱은 일찌감치 가능성을 갖고 있는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부드러운 투구폼에서 나오는 최고 140km 중후반대 빠른 공과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갖고 있다. 지난해 1군에서 28경기에 나와 4승2패1홀드 평균자책점 5.31로 활약했고, 플레이오프·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올라 큰 경기 경험도 가졌다. 장래 삼성 마운드를 책임질 기대주다.
차우찬은 "나도 그렇지만 인욱이도 작년에 큰 경기를 경험한 게 많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이런저런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것들을 배웠다"고 말했다. 베테랑 박한이도 "지난해 플레이오프 때 인욱이가 얼마나 시퍼렇게 질려있었나. 그런데 올해는 씩씩하게 잘하고 있다"고 대견스러워 했다. 지난해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 끝내기 안타를 맞은 것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정인욱은 "그때 시련이 약이 됐다. 그날 이후 마운드에서 떨리는 것이 없어졌다"고 했다.
그런 정인욱의 꿈은 차우찬과 함께 미래의 좌우 원투펀치가 되는 것이다. 차우찬은 "나도 인욱이랑 그렇게 하고 싶다. 그러나 내년에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스스로를 낮추면서도 "인욱이는 앞으로 크게될 투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때 차우찬의 곁을 지나가던 정인욱이 표정을 찡그리며 엄지와 검지로 코를 잡았다. "우찬이형~ 입냄새나요". 자신을 칭찬하는 줄도 모르고 장난을 치는 정인욱의 천진난만한 모습에 차우찬은 마냥 웃었다. 삼성 투수들에게 정인욱은 '귀요미'였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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