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한 중심타자를 능가한다.
한화 최고참 외야수 강동우(37)는 올해 제3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과거 삼성의 테이블세터로 활약하며 첫 번째 전성기를 열었던 강동우는 지난 2009년 11년 만에 3할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 고지를 밟으며 제2의 전성기를 보냈다. 지난해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던 강동우는 올해 다시 살아났다. 한화 부동의 1번타자로 자리매김하며 팀 공격의 선봉을 맡고 있다. 결정적인 순간 한화의 시작은 언제나 강동우였다.
타율이나 출루율만 보면 그리 뛰어난 수준은 아니다. 올해 60경기에서 강동우는 229타수 61안타로 타율 2할6푼6리를 기록하고 있다. 볼넷 27개와 사구 1개를 얻어 출루율은 3할4푼5리. 타격과 출루율 모두 리그 전체 35위에 랭크돼 있다. 1번타자로서 아주 뛰어난 수준은 아니다. 도루도 6개를 기록했지만 그보다 더 많은 도루자(9개)가 있다. 하지만 강동우는 다른 방식으로 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강동우는 올해 22타점을 오리고 있다. 8개 구단 전체 톱타자 중에서 강동우보다 많은 타점을 기록하고 있는 타자는 SK 정근우(26타점)와 롯데 전준우(24타점)가 있다. 강동우는 득점권에서 50타수 17안타 타율 3할4푼으로 맹타를 쳤다. 톱타자 중 득점권 타율이 가장 높다. 심지어 홈런도 톱타자 중에서 가장 많은 7개를 터뜨렸다.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한 방을 크게 칠 수 있는 톱타자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올해 한화에서 가장 많은 결승타를 때린 선수도 강동우다. 강동우는 5개의 결승타로 팀 내 최다를 기록하고 있는데 그 중 4개가 7회 이후 터진 것이며 3개는 9회에 나온 결정타들이었다. 알짜배기 결승타만 치고 있다. 강동우는 7회 이후 3점차 이내 접전에서 44타수 16안타로 타율이 3할6푼4리나 된다. 찬스에 유독 강한 클러치히터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다. 선봉장답게 기선제압에도 일가견있다. 올해 터뜨린 7개의 홈런 중 4개가 1회 기록한 것으로 선두타자 홈런도 가장 많다.
강동우는 "홈런을 치려고 하는 건 아닌데 히팅포인트를 제대로 맞추다 보니 생각보다 많이 나오고 있다"며 "시즌 중이라 웨이트 훈련을 많이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배트스피드가 살아나다보니 장타가 많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최고령 톱타자로 활약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결국 자기관리다. 물론 감독님이랑 코치님께서 많이 배려해 주신다. 나이도 있으니까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훈련하기에는 조금 힘든 건 있다. 연습을 많이 하면 경기에서 힘이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코칭스태프에서 적절하게 배려해주신 덕도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그는 만족을 몰랐다. "솔직히 나보다 좋은 선수가 있다면 그 선수가 1번으로 기용될 것이다. 나름대로 노하우가 있어서 1번을 맡고 있지만, 출루를 자주 하는 것도 아니고 도루가 많은 것도 아니다"는 것이 강동우의 스스로에 대한 평가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한화 드라마의 시작에는 늘 강동우가 자리하고 있다. 야구는 데이터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역시 최고령 톱타자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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