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원년팀이 사라졌다.
오리온스는 14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고양시와 연고지 이전 및 체육관시설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지난 1997년 출범한 한국프로농구(KBL)의 마지막 원년팀이었던 대구 오리온스가 고양 오리온스라는 새 이름으로 바뀌었다.

오리온스가 고양으로 연고지를 이전한 것은 경기도 북부에 유일한 농구팀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총 공사비 991억 원이 투입된 고양체육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4시즌 동안 최악의 성적을 거두며 홈팬들의 원성을 샀던 오리온스는 작년 10개 구단 중 최하위 수준인 총 4만7374명(경기당 1755명)을 모으는 데 그치며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
이런 상황에서 고양으로 연고지 이전은 반전의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었다는 것. 고양시의 스포츠 인프라가 훌륭히 구축된 반면 프로스포츠는 전무하다는 사실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농구계 한 관계자는 "요즈음 오리온스가 성적과 인기를 모두 잃었다는 점에서 고민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고양시로 연고지 이전은 일종의 승부수라고 볼 수 있다"라고 귀띔했다.
오리온스 측도 "경기 북부를 대표하는 도시인 고양시와 연고 협약을 통해 제 2의 창단이라는 기분으로 다시 우승을 향해 뛰겠다"고 밝혀 이런 시각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오리온스가 바라는 새 출발을 위해서는 대구 팬들과 관계 정리가 필요할 전망이다. 좀처럼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는 졸전 속에서도 변함없이 경기장을 찾았던 이들이 배신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오리온스가 고양시로 연고지 이전을 발표한 직후 KBL의 홈페이지에는 연고지 이전을 성토하는 팬들의 글들로 넘쳐나고 있다. 오리온스의 현명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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