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K' 류현진, 실투 하나 빼면 '완벽한 피칭'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6.14 21: 21

역시 한다면 한다. 에이스는 거짓말하지 않았다.
한화 '괴물에이스' 류현진(24)이 건재를 과시했다. 류현진은 14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KIA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5피안타 2볼넷 11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하며 피칭으로 시즌 6승(6패)째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4.15에서 4.12로 조금 내려갔다. 비록 실투 하나가 홈런으로 연결돼 아쉬움을 삼켰지만 투구내용은 충분히 압도적이었다.
불과 4일 전. 에이스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지난 10일 사직 롯데전에서 2이닝 7피안타 1볼넷 1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다. 데뷔 후 최소 투구이닝 및 최소 탈삼진 경기였다. 어깨 뭉침을 호소한 후 선발 로테이션에서 뒤로 빠진 후 던진 경기에서 부진했기에 그의 몸 상태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어디 아픈데는 없다"며 "이제부터 세게 던지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데뷔 후 처음으로 3일 휴식 후 등판한 이날 경기에서 그 말이 헛되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경기전 조대현 트레이닝 코치는 "오늘 (류)현진이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류현진이 입단했을 때부터 오랫동안 곁에서 지켜본 조 코치는 "지난 경기에서도 컨디션이 크게 나쁜 건 아니었다. 몸 상태도 병원진료를 받거나 근골격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주기적으로 사이클이라는 게 있다. 근본적으로 이상이 없고 오늘은 아주 좋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3일만의 등판이었지만 어차피 그날 49개의 공밖에 던지지 않았다. 그리고 류현진은 조 코치의 말도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1회부터 전력투구했다. 1회 던진 19개 공 중에서 13개가 145km 이상 강속구였다. 특히 150km 강속구를 무려 4번이나 뿌렸다. 롯데전에서 류현진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 하지만 이날은 1회부터 온힘으로 뿌렸다. 4회까지 볼넷 하나를 내줬을 뿐, 노히트 행진을 벌였다. 5회 선두타자 나지완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김주형에게 볼넷을 주며 득점권 위기도 맞았지만, 나머지 타자들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상현과 이종범은 3구삼진이었다. 5회까지 잡은 탈삼진은 총 9개. 놀라운 페이스로 KIA 타선을 윽박질렀다.
그러나, 6회가 문제였다. 2사 후 이범호에게 좌전 2루타를 맞은 게 시작이었다. 이어 최희섭의 유격수 쪽 땅볼이 간발의 차이로 내야 안타로 이어지며 경기가 묘하게 흘러갔다. 이닝이 끝나야 할 상황에서 나지완을 상대하게 된 류현진은 2구째 148km 직구가 바깥쪽 높게 형성됐고 이것이 그대로 나지완의 방망이에 걸려들었다. 나지완이 힘있게 밀어친 타구는 우측 담장을 살짝 넘어갔다. 비거리 105m 스리런 홈런. 시즌 2호 홈런이 팽팽한 투수전을 깨는 대포로 이어졌다.
하지만 한화 타선은 6회 반격에서 안타 5개를 몰아치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4-3 역전을 이뤄냈다. 그러자 류현진도 힘을 냈다. 7회 박기남과 김상훈을 연속 삼진처리했다. 모두 149km 빠른 직구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탈삼진 11개는 지난달 26일 대전 SK전에 이어 올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기록이었다. 류현진은 이용규마저 146km 힘있는 직구로 3루 땅볼 요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그리고 7회 팀이 대거 8득점을 뽑아줘 8회 마운드에 오를 필요가 없었다. 오랜만에 타선도 에이스의 부담을 덜워줬다.
이날 류현진은 총 110개의 공을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2km. 특히, 110개 중에서 절반에 가까운 60개가 145km 이상 강속구였다. 1회부터 7회까지 그야말로 전력투구했다. 탈삼진 11개 중 7개를 변화구가 아닌 직구로 잡은 것. 힘으로 확실하게 눌렀다. 전날 약속대로 그가 보다 세게 던지자 KIA 타자들도 꼼짝 못했다.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라는 걸 에이스가 다시 한 번 입증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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