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괜찮은 줄 알았지".
양승호(53) 롯데 감독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14일 문학구장 원정 덕아웃에서 만난 양 감독은 황재균의 갑작스런 부상에 씁쓸한 표정이었다. "처음에는 괜찮을 줄 알았다"는 양 감독은 "그런데 나중에 서울에서 정밀검진을 받아봐야 한다고 하더라"면서 "3루 수비가 걱정"이라고 밝혔다.

양 감독은 "황재균이 없어 급하게 2군에서 허일을 불러왔다. 일단 가보고 상황을 봐서 중견수 전준우를 3루로 돌리고 이승화를 중견수로 내보내도록 하겠다"면서 "이대호를 3루수로 기용했다가 자칫 다치기라도 하면 시즌을 접어야 할 수도 있다"고 황재균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한 것이 엿보였다.
황재균은 지난 11일 사직 한화전 1회 1루로 뛰다 갑작스럽게 왼 다리 통증으로 교체됐다. 당시 인근 병원에서 가진 초음파 검사에서는 근육 파열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서울서 가진 정밀검사 결과에서는 미세 근육 파열로 2주 동안 치료가 불가피하다고 나왔다.

양 감독의 말대로였다.
롯데는 이날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원정경기에서 8-5로 역전패했다. 4회초까지 5-0으로 리드를 했고 7회초까지도 5-4까지 앞섰다. 하지만 실책이 빌미가 되면서 여지없이 실책, 패전으로 이어졌다.
우선 4회 선두타자로 나선 정근우의 타구를 잡은 문규현의 악송구가 화를 불렀다. 중전안타성 타구를 잘잡은 문규현이었다. 그러나 글러브에서 볼을 꺼내는 도중 더듬은 후 던졌다가 2루까지 내주고 말았다.
이는 그 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고원준의 난조로 이어졌다. 고원준은 볼넷 후 이호준에게 적시타를 내줬다. 다시 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점수를 준 고원준은 최경철과 박진만에게 잇따라 희생플라이로 4실점했다.
7회에는 선두타자 김강민의 타구를 양종민이 잡았다가 놓쳐 출루를 허용했다. 강습타구였지만 차분하게 던졌다면 아웃을 시킬 수 있었다. 바뀐 투수 임경완은 폭투를 기록했다. 포수 강민호가 블로킹이 아쉬웠다. 결국 연속 볼넷, 연속 적시타로 이어지면서 동점과 역전을 지켜봐야 했다.
7회 만루가 되면서 박정권이 타석에 들어서자 3루수를 전준우, 중견수를 이승화로 바꾸었지만 이미 승부의 추는 기운 상태였다.
경기 전 "4강 싸움이 우선이다. 경기차를 줄여야 하는 만큼 SK전이 중요하다"던 양 감독은 경기 후 "수비에서 집중력이 떨어졌는데 보완해서 잘하도록 하겠다"고 아쉬워했다.
letmeout@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