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홈런 뒤 웨이트' 이대수, "체력적인 문제 없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6.15 08: 27

"어이, 대수! 체력 괜찮아?"
한화 한대화 감독이 지난 2009년 10월 한화 사령탑 부임 후 가장 먼저 한일이 유격수 이대수(30) 영입이었다. 두산에서 자리가 없어 2군에 있던 이대수를 당시 두산 김경문 감독에게 읍소하다시피해 조규수와 김창훈을 내주고 데려왔다. 이대수는 한 감독에 대해 마음 한구석 고마움이 가득하다. 그는 "감독님이 부임하신 후 가장 먼저 하신 게 나를 데려온 일이다. 감사하고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이대수는 125경기에서 타율 2할3푼2리 7홈런 37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낮았지만 데뷔 후 가장 많은 홈런과 타점을 올렸다. 실책도 단 5개. 그러나 체력적인 문제로 한 시즌 내내 온전한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했다. 지난 겨울 이대수는 아주 독하게 웨이트 트레이닝에 매달렸다. 몸을 불리고 힘을 길렀다. 장타를 많이 쳐서 공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싶어했지만 그에 못지않게 체력유지도 중요한 이유였다.

시즌 초반 홈런레이스의 선두주자로 뛰어오르며 화제를 모은 이대수는 최근 홈런이 잠잠했다. 6월부터 타격감도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다. 한 감독이 수시로 "체력은 괜찮나?"라고 물어보며 그의 체력에 대해 걱저했다. 그러다 지난 14일 대전 KIA전에서는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어깨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열흘을 제외하면 첫 선발 제외. KIA 선발 서재응에게 통산 16타수 1안타로 약했고, 최근 타격감도 저조한 상태였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3-3 동점이 된 6회 2사 1·2루에서 대타로 나와 KIA 바뀐 투수 심동섭의 3구를 공략해 중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볼카운트 2-0으로 몰렸지만 바깥쪽 떨어지는 변화구를 잘 받아쳤다. 이어 7회에는 조태수의 가운데 몰린 130km 포크볼을 놓치지 않고 통타,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홈런을 폭발시켰다. 시즌 6호 홈런이자 개인 통산 2번째 만루홈런. 2타수 2안타 5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이대수는 "그동안 서재응 선배에게 많이 약했고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아 코칭스태프에서 선발에서 빼신 듯하다. 코칭스태프의 뜻을 알기 때문에 괜찮았다"며 "결승타는 어떻게든 주자를 불러야 하는 상황이라 가볍게 커트한다는 마음이었다. 홈런도 시즌 초반에 쳤던 것들과 달리 직구 타이밍이었는데 변화구가 앞에서 맞아 넘어간 것이다. 의식적으로 치려고 한 게 아니라 더 의미가 있는 홈런"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14일 문학 SK전에서 생애 첫 만루홈런을 터뜨렸던 이대수는 11개월 만에 다시 만루포의 손맛을 봤다. 그는 "한 번 치니까 이렇게 또 친다"며 웃었다. 덕분에 시즌 타율은 2할4푼6리까지 올랐고 6홈런에 29타점을 마크했다. 홈런과 타점은 개인 최다였던 지난해를 가뿐히 넘어설 전망. 결국 관건은 체력이다.
이대수는 "체력적으로는 큰 문제 없다. 지금도 계속 열심히 웨이트하고 있다. 파워를 늘린다기보다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하게 웨이트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루홈런의 감흥이 채 가시기도 전 이대수는 서둘러 장비를 정리하고 웨이트 트레이닝장으로 향했다. 그에게 웨이트는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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