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최경철(31)이 SK 와이번스의 새로운 옵션으로 조금씩 인정받고 있다.
최경철은 14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홈경기에 교체 출장, 상대의 강력한 타력을 잠재우며 팀의 8-5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SK는 선발 송은범이 시작부터 난타를 당하면서 불안한 모습이었다. 1회 2사 후 손아섭과 이대호의 연속타자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당했다. 2회 3자범퇴로 위기를 넘었지만 3회 2사 후 다시 연속 안타를 맞아 1, 3루 실점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4회 역시 2사 후 전준우, 이인구, 손아섭의 연속 적시타가 나오면서 무너지는 분위기였다.

계속된 2사 1루 이대호 타석. 이 때 김성근 감독은 선발 포수 정상호를 빼고 백업 최경철을 투입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이대호를 바로 1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냈다. 그리고는 4회 공격 때 바로 4득점했다. 최경철은 외야플라이로 타점을 보탰다. 아직 1군에서 안타를 때려내지 못하고 있는 최경철이지만 올 시즌 귀중한 자신의 첫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최경철은 5회부터 큰 이승호를 리드하며 본격적으로 이날 경기에 관여하기 시작했다. 직구 패턴이었지만 코너워크에 신경을 썼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이 마음 먹은 대로 됐기에 최경철로서는 한결 리드하기 쉬었다. 몸쪽과 바깥쪽의 좌우 활용을 크게 늘렸다. 큰 이승호를 비롯해 전병두, 정대현 투수 3명을 리드한 최경철은 5⅓이닝을 단 1피안타로 막아낼 수 있었다.
김 감독이 뽑아든 최경철 카드가 제대로 먹힌 셈이다. 경기 후 큰 이승호 역시 "포수의 리드가 편하고 아주 좋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지난 2003년 전주고-동의대를 졸업한 후 SK에 입단한 최경철은 강성우, 박경완에 밀려 출장 기회를 잡지 못했다. 2004년부터 정상호의 부상과 군입대로 가끔씩 1군 무대를 밟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던 최경철이었다. 그러나 2007~2008년 상무를 거친 후 2009시즌을 대비할 때 오른 팔꿈치 통증으로 전력에서 제외됐다. 팔꿈치 뼛조각 때문이었다.
이후 특유의 성실함으로 재활에 매달린 최경철은 이번 캠프를 통해 팀내 투수들의 구질을 제대로 파악해냈다. 비록 7경기 출장에 그치고 있는 최경철이지만 이 경험이 1군 전력에 분명한 보탬이 되고 있다.
최경철은 "나가기 전 지고 있는 상황이라 최소한 점수를 주지 않아야겠다는 각오였다"면서 "승호 형의 구위와 컨트롤이 워낙 좋아서 몸쪽을 잘 활용할 수 있었다"고 환하게 웃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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