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 모든 걸 내려놓고 즐겨라" 조범현 감독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6.15 08: 28

"너무 잘해야겠다는 욕심에 힘이 들어가있다".
지난 14일 대전구장. 한화와 원정경기를 앞둔 KIA 조범현 감독은 매우 분주한 모습이었다. 감독석 의자에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그라운드와 벤치를 왔다갔다했다. 조 감독의 시선은 어느 한 선수에게 오랫동안 향했다. 직접 붙잡고 이런저런 지도를 아끼지 않았다. 부진에 빠져있는 거포 김상현(30)이었다. 조 감독은 따로 부르거나 베팅케이지로 찾아가 김상현에게 조언했다. 김상현도 진지한 표정으로 이를 받아들였다.
조 감독은 "너무 세게 치려고만 한다. 지난 번에 부상당한 허리 상태는 괜찮은데 오버 스윙을 하다 보면 허리가 다시 아플 수 있다"며 "본인도 잘해야겠다는 욕심 때문인지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가 있다.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즐기면서하라고 이야기했다. 야구는 심리인데 너무 잘하려고만 하면 어렵다"고 주문했다. 물론 기술적인 지도도 이어졌다. 조 감독은 "다리를 좁혀서 해보라. 스탠스가 너무 넓으면 스윙이 퍼지니 프리배팅하듯 스트라이드를 좁히라"고 말했다.

김상현은 올해 깊은 부진에 빠져있다. 51겨기에서 191타수 40안타 타율 2할9리 6홈런 30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치고 있다. 시즌 전만 하더라도 롯데 이대호의 홈런왕 대항마로 지목될 정도로 파괴력을 인정받았지만 정작 시즌 들어간 후 시작된 슬럼프가 너무 오래 이어지고 있다. 4월 22경기에서 타율 1할7푼3리 2홈런 11타점에 그쳤던 김상현은 5월 17경기에서 타율 2할6푼2리 2홈런 12타점으로 살아나는 기미를 보였으나 허리 부상에 발목이 잡혀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6월 12경기에서도 김상현은 49타수 10안타 타율 2할4리 2홈런 7타점으로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볼넷 1개를 얻는 동안 삼진만 무려 15개를 당할 정도로 무기력했다. 시즌 전체 삼진도 55개로 코리 알드리지(넥센·69개) 다음이다. 토종 타자 중에서는 삼진이 가장 많다. 그렇다고 장타가 많은 것도 아니다. 홈런은 6개에 그치고 있고 좀처럼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어느덧 타순도 5번에서 6번으로 떨어져있다. 조범현 감독은 타순조정을 통해서라도 그의 부담을 떨쳐주려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올해 KIA는 이용규-김선빈의 강력한 테이블세터와 신해결사 이범호의 가세로 짜임새있는 타선을 구축했다. 4번타자 최희섭도 조금씩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상에서 돌아온 나지완의 방망이도 예사롭지 않다. 그러나 이범호-최희섭과 중심타선을 이뤄야 할 김상현의 부진으로 핵폭발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 2009년 KIA가 팀 타율 최하위에도 우승할 수 있었던 건 결정력 있는 장타의 힘이었다. 그 중심에 바로 MVP 김상현이 있었다.
조범현 감독은 "다른 팀을 신경 쓰기보다 내실을 다져야 할 때"라고 이야기했다. 그 중심에 바로 김상현이 있다. 김상현이 살아나야 KIA도 진짜 무서워진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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