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류)현진이 공을 많이 쳐봤는데 어제처럼 세게 던진 적은 처음이었다".
KIA '돌아온 거포' 나지완(26)은 지난 14일 대전 한화전에서 영웅이 될 수 있었다. 0-0으로 팽팽히 맞선 5회 2사 1·3루 찬스에서 한화 '괴물 에이스' 류현진(24)으로부터 2구째 바깥쪽 높은 148km 직구를 통타해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05m 선제 스리런 홈런을 작렬시켰다. KIA가 역전패하는 바람에 빛을 보지 못했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한 방이었다.
나지완은 "(류)현진이 공이 너무 좋아서 의시적으로 바깥쪽을 노리며 다리를 빼고 들어갔다. 초구 던지는 것을 보니 현진이도 의식하는 것 같아서 바깥쪽을 노렸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초구에 149km 직구를 바깥쪽으로 던졌다. 이윽고 2구째 148km 직구가 바깥쪽 높게 들어왔고 이게 나지완의 방망이에 걸려들었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한 나지완은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그는 "맞는 순간 홈런이라는 느꼈다. 그런데 점점 안 날아가서 다시 팔을 내렸다"며 "나도 모르게 그런 동작이 나왔다. 원래는 자제하려는 스타일"이라고 밝혔다. 나지완이 본능적으로 기쁨을 표현한 건 그만큼 류현진의 공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직구 최고 구속 152km를 뿌릴 정도로 힘의 피칭을 했다. 총 투구수 110개 중에서 145km 이상 강속구가 60개나 될 정도로 힘이 넘쳤다.
나지완은 "어제 현진이 볼은 정말 칠 수 없는 공이었다. 그동안 현진이 공을 많이 상대해 봤는데 어제처럼 세게 던지는 건 처음 봤다"고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나지완은 작정하고 던진 류현진을 상대로 스리런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를 터뜨릴 정도로 타격감이 좋다. 지난 12일 군산 LG전부터 복귀한뒤 2경기에서 8타수 6안타 1홈런 5타점 불방망이. 시즌 성적도 13경기 37타수 17안타 타율 4할5푼9리 2홈런 13타점으로 좋다.
그는 "스프링캠프 때 10년간 하던 타격폼을 바꾼 게 좋은 결과를 낳고 있다"며 "아직 몸 상태가 100% 상태는 아니지만 세게 치려고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좋은 결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나지완의 분전은 김상현이 부진에 빠진 KIA 타선에도 활력소가 되고 있다. 조범현 감독도 나지완에 대해 "좋은 페이스를 잘 유지하고 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waw@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